NICE그룹, 해외 M&A로 포르쉐 납품 길 뚫었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누구나 꿈꾸는 슈퍼카 포르쉐의 휠을 우리 기업이 만들게 됐다. 코트라(KOTRA, 사장 김재홍)는 신용 평가 전문회사로 유명한 NICE그룹(회장 김광수)이 독일의 자동차 휠 제조사인 BBS를 인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로써 NICE그룹은 BBS의 80% 지분을 인수, 기존의 포르쉐 납품을 기반으로 세계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자동차 회사의 1차 공급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

NICE그룹은 2010년부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주조성이 뛰어나고 경량화 효과가 큰 에코 알루미늄(ECO-Al)의 사업화를 적극 추진해 왔다. 소재 사업 특성상 신소재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서는 우수한 공정 기술과의 접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유럽의 기술력과 브랜드를 보유한 파트너를 모색해오던 중 마침내 독일의 BBS 인수에 최종 서명했다.

1970년 설립된 BBS는 세계 최초로 3피스 레이싱 휠을 개발해 모터스포츠의 혁신을 불러왔으며, F1과 월드 투어링카 챔피언십(WTCC) 등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팀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번 거래는 코트라 런던무역관이 매물을 발굴하며 시작됐다. 코트라는 전문인력을 투입해 독일 자동차부품 시장 분석, 인수가격 검토 등 딜의 가치를 검토하고, 실사에도 동행해 기업분석을 지원했다.

NICE그룹이 최종 계약서에 서명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4개월 남짓이다. 매물이 워낙 좋은 조건에 나와 있었고 '프리미엄 브랜드 인수를 통한 자사 소재 브랜드의 해외 납품 확대'와 '신소재를 통한 경량화로 BBS 제품 경쟁력 향상'이라는 인수·합병(M&A)의 분명한 목적과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광수 NICE그룹 회장은 "뛰어난 합금 공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BBS를 인수하며, 현재 육성 중인 국내 경량금속 신소재 사업과 함께 자동차와 항공기 등 수송기기에 특화된 신소재 부품으로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라며 이번 M&A의 의미를 전했다.

일부 대기업들이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우리나라 M&A시장과 달리 유럽에는 지역별로 강소․중견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실제 이러한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의 인바운드 M&A(해외 유럽기업을 인수) 시장의 규모는 약 3000억달러로 전년대비 57% 이상 증가했다.

한기원 코트라 인베스트코리아 대표는 "인수 후 통합관리(PMI)가 M&A의 성패를 가르는 만큼, 무역관을 통한 현지 마케팅과 M&A 전문 인력을 통한 모니터링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유럽기업 M&A는 어렵게만 느껴지지만 확실한 전략을 바탕으로 접근한다면 새로운 시장 진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