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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6.4, 마이너스 10.4%"
지난달 판매 실적과 하루 전 주식 하락폭이다. 대내외 악재속에 현대자동차가 위기다.
내수 시장에서 쏘나타, 그랜저 등 주력 승용 11종중 7종이 고전중이고, 수입차까지 약진하면서 수익성 제고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시장 점유율도 제자리를 걷고 있고, 러시아나 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불황여파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글로벌 4강 진입의 고삐를 당기고 있는 현대차가 이런 4중고(重苦)에 부딪힌 이유는 무엇일까.
이같은 악재의 면면은 실적과 무관치 않다. 올 초 40%대가 무너진 내수 시장 점유율이 전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내부 경영진의 가장 큰 우려다.
현대차는 5월 한 달간 국내외 시장에서 38만9299대를 판매했다.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4%가 감소했으며, 전달보다 10.9%가 떨어졌다. 부정적 신호다. 매출의 구성비에서 '빨간불'이란 지적이다. 현대차 내수 판매는 전체 판매 대수의 17%를 차지하는데 반해 전체 영업이익에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내수에서도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현대차 고위 임원은 "40%대의 점유율이 지금으로선 마지노선"이라며 "국내외 영업본부 모두 비상체제에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내수점유율은 지난해 12월 40.3%에서 올해 1월 38.1%로 낮아진 뒤 3월까지 40%대를 밑돌았다. 4월 이후 신형 투싼이 판매호조를 보인 덕분에 41.3% 까지 회복됐다.
◇판매 불씨 지필 하반기 구원투수는…
하반기 신차효과는 기대해볼 만하다. 현대차는 상품성을 강화한 싼타페와 쏘나타 파생모델, 그리고 신형 아반떼를 조기 투입해 실적 만회에 나설 계획이다.
싼타페는 현대차 부진 속에도 효자 모델이다. 4일 상품성을 강화한 페이스리프트 신형 모델 을 투입한다.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하단 범퍼, 안개등 등의 디자인 변경이 예상된다. 차체 강성을 보강해 안전성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야심작은 신형 아반떼다. 2009년 현행 5세대 아반떼(프로젝트명 MD) 출시 이후 5년 만에 새롭게 변신하는 6세대 모델이다. 신형 아반떼는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적용하고, 7단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DCT) 탑재가 유력하다. 이르면 9월 출시 예정이다.
해외시장에도 아반떼, K5, 투싼, 스포티지 등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신형 투싼은 미국에 이어 7월과 10월에도 유럽과 중국에 순차 투입된다. 토요타가 장악한 하이브리드시장에 대응해서는 3분기에 쏘나타 플러그인(충전식)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다. -
◇美·유럽 등 해외 거점 강화 총력전
현대차 고전의 또 다른 축은 미국 시장의 정체다. 미국 시장은 자동차 업체에게 상징성이 있는 시장이어서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가 위기로 비춰지고 있다. 현대차에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의 반격이 미국 전략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진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첫 현장경영 무대로 미국을 선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4박 5일간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는 강행군을 펼쳤다. 현대·기아차 미국 판매법인과 생산법인을 방문해 미국 생산 판매 전략을 점검하고, 기아차 멕시코 공장을 처음으로 찾아 건설 현황을 일일이 확인했다.
정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북미 시장에서 유로화와 엔화 약세, 픽업시장 증가로 고전이 예상된다"며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정면돌파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부회장도 지난달 초 러시아 현지 공장을 전격 방문했다. 현대차그룹은 1분기 러시아 판매량(7만5871대)이 지난해보다 9.2%가 감소했지만, 시장점유율은 20%대까지 끌어올렸다. 침체된 러시아서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제작사의 이탈과 현지 업체들의 폐업이 더해지며 위기속에도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게 정 부회장의 계산이다. -
◇올 임단협, 난관극복 변수
현대차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도 매출전선에서는 뜨거운 감자다. 올해는 선진임금체계로의 전환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 2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교섭대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 임단협 상견례를 열었다.
현대차측은 직무와 성과 중심의 선진임금체계로 전환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을 개선하고 고품질의 자동차 생산을 위해 고용 안정과 창출이 극대화돼야 한다"며 "업무성과 중심 선진임금체계로의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이에 대해 "사측에 요구한 통상임금 확대 적용 안이 빠져 있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상태다.
현대차는 노사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수입차 점유율이 높아지는 등 내수시장의 어려움을 노사가 함께 인식해 내수 판매를 확대하자는 데 지속적으로 초점을 맞춰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