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KCC건설 상반된 분양 전략, 유상 옵션 저분양가 VS 무료 옵션 고분양가

  • "발코니 확장비가 비싸고 유상 옵션이 너무 많아요.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들었는데 정말 저렴한 것인지 모르겠어요."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 모델하우스 방문객>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확장비와 기타 옵션이 무료인 점이 눈에 띄네요. 그런데 분양가가 낮다고 할 수만은 없어 고민이 됩니다." <'한강신도시 2차 KCC 스위첸' 모델하우스 방문객>

    지난해부터 청약 열기가 뜨거워지자 건설사들이 앞다퉈 신규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단지별로 '저렴한 분양가', '무상 옵션'을 내세우며 수요자 몰이에 나서고 있지만, 수익성을 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속사정이 숨겨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위례신도시에서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의 분양일정을 시작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731만원. 이는 지난해 계획했던 분양가보다 50만원 낮다. 

    하지만 다른 사업장과 달리 유상 옵션이 대거 포함됐다. 실제로 드레스룸 210만원, 복도팬트리 선반 70만원, 침실3 붙박이장 90만원 등 유료 항목이 많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용은 전용83㎡ A타입 1390만원, B타입 1360만원으로 다소 높다는 지적이다. 
    높아진 발코니 확장비, 유상 옵션 등은 결국 건설사가 낮아진 분양가를 만회하려는 전략으로 비춰진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발코니 확장비, 유상옵션에 따른 이득은 크지 않다"면서도 "결국 청약자가 분양가와 옵션 사항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수요자가 건설사가 제시한 발코니 확장비용과 유상 옵션의 산정 기준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건설사도 '영업 비밀'로 간주해 공개하지 않는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발코니 확장비는 서비스면적, 마감재에 따라 산출된다"면서 "건설사가 이를 통해 이득을 취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 모델하우스 현장.ⓒ뉴데일리경제
    ▲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 모델하우스 현장.ⓒ뉴데일리경제


    반면 김포 한강신도시에선 높은 분양가 대신 옵션 사항을 무료로 제공하는 단지가 있다. 

    최근 한강신도시는 청약 시장이 달아오르자 분양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대림산업이 분양한 'e편한세상 캐널시티'는 3.3㎡당 분양가는 평균 970만원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1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KCC건설이 공급한 '한강신도시 2차 KCC 스위첸' 역시 3.3㎡당 분양가는 1015만원이다. 인근 3.3
    당 평균 시세를 보면 전원월드3차 795만원(1999년 입주), 4차 729만원(2000년 입주), 5차 729만원(2000년 입주)으로 형성됐다. 


    KCC건설은 분양가를 낮추는 대신 발코니 확장비, 기타 옵션을 무료 제공하는 전략을 택했다. 분양 관계자
    는 "분양가는 1000만원이 넘지만, 발코니 확장비, 무료 옵션, 중도금 무이자 등을 감안하면 체감 분양가는 900만원 후반대"라고 설명했다. 

    청약 성적은 좋지는 않았다. 128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순위 198명이 청약해 평균 0.15대1을 기록했다. 2순위에서는 1.2대1의 경쟁률에 그쳤다. 

    한강신도시는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들어왔다. 높은 분양가와 수도권과 떨어진 입지가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다. 때문에 한강신도시는 '1순위' 시장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도 청약 성공을 위해선 적절한 분양가가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최근 분양 단지 중에서는 고분양가를 고집하다가 낭패를 본 경우가 있다.

    모아주택산업이 지난달 한강신도시에 선보인 '모아엘가 2차'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035만원. 같은날 분양 일정을 시작한 '반도유보라 4차(1010만원)'보다 높았다. 당시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입지조건 등을 고려하면 비싸다는 의견이 많았다.

    결국 청약시장에서 이 단지는 쓴맛을 봤다. 1순위 접수결과 평균 0.16대1을 기록했고 2순위에서도 1.16대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이에 모아주택산업은 계약 조건을 수정해 2차에 걸쳐서 진행될 계약금을 
    1000만원 정액제로 변경했다. 나머지는 잔금으로 이월했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계약 시작 전에 조건을 변경해 청약자가 받는 혜택은 같다"면서도 "결국 고분양가로 인한 청약 참패의 결과를 건설사가 인정한 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