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외곽지역 분양가 상승"전세난민 부담감 날로 커져"


  • 최근 분양시장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분양물량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이에 분양가도 덩달아 상승세다. 특히 지난달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수도권 외곽까지도 분양가격이 오르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분양에 나서는 김포·원흥·태전 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이들 지역은 저렴한 분양가로 서울 전세난을 피해 '내 집 마련' 수요자가 몰리는 곳이다. 원흥·태전은 지구 내 첫 (민간)분양으로 관심도 크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추후 분양시세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만큼 분양가 책정에 고심이 많은 곳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금융비용, 공사비, 시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분양가 책정 가이드라인이 있다"며 "특히 지역 내 첫 분양인 경우 주변 시세가 중요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현대건설이 경기 광주시 태전지구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태전' 분양가를 3.3㎡당 1100만원으로 책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돌고 있다. 이는 인근 시세·분양가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태전동 시세는 이달 기준 3.3㎡당 약 776만원이다. 지난해 대림산업이 분양한 'e편상세상 광주역'은 3.3㎡당 1020만원으로 공급됐다.

    최근 분양가 책정 분위기를 시세 대비 분양가가 높아지고 있어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호반건설이 선보이는 '고양 원흥 호반베르디움' 분양가도 3.3㎡당 1100만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단지도 지구 내 첫 민간 분양으로 직접적인 분양가 비교는 어렵다. 단 인근 삼송지구와 비교할 경우 분양가가 낮다고 할 수 없다.

    삼송지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삼송역 역세권 중소형 평형 시세는 3.3㎡당 1000만원을 넘는다"며 "이케아 등 개발 호재가 있지만 호반베르디움이 결코 낮은 가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때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들어왔던 김포 한강신도시는 일찌감치 3.3㎡당 분양가 1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대림산업이 분양한 'e편한세상 캐널시티'의 3.3㎡당 분양가는 900만원대 후반이었다. 반면 올들어 분양에 나선 단지들은 1000만원 이상이다. 이번주 분양일정에 돌입하는 △반도건설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4차' △모아주택산업 '한강신도시 모아엘가 2차'도 평균 1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강신도시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모아엘가2차는 신도시 외곽으로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한강신도시 호조세와 맞물려 분양가도 신규물량과 비슷하게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선호도가 높지 않은 지역에서도 분양가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업계에서는 최근 신규물량 분양가가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전국 개업공인중개사를 상대로 설문한 결과 59.1%가 "기존 아파트 가격을 고려할 때 신규 분양 단지의 분양가가 비싼 편"이라고 답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요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3.3㎡당 분양가 1000만원이 깨지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높이고 있어 수요자들의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