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GS건설·호반건설 분양 앞둬대중교통 불편한 입지는 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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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길지구에 들어서는 단지 모습.ⓒ뉴데일리경제
[르포] 지난 26일 오전, 지하철 1호선 역곡역에서 차로 10여분 달려 부천 옥길지구에 도착했다. 좁은 2차선 도로를 벗어나자 대형 트럭들은 흙먼지를 날리며 쉴 새 없이 공사 현장을 오갔다. 활량한 부지에선 기초공사가 한창이었고 일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단지는 제 모습을 갖쳐가기 시작했다.
부천 옥길지구는 경기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 옥길동, 계수동 일대 133만㎡ 면적에 조성된다. 그린벨트를 해제한 지역으로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승인된 후 2012년 조성공사가 시작됐다. 이곳은 2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총 9348가구가 조성되며 올해 4494가구(임대제외, 공공분양 포함)가 공급된다.
과거부터 옥길지구는 부천에서도 외곽지역으로 교통이 불편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 지하철 1호선 역곡역까지 차로 15분 거리다.
범박동 주민 30대 남성은 "옥길지구는 부천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이라며 "교통이 불편해 수도권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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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옥길지구는 조성공사가 한창이다.ⓒ뉴데일리경제
이 때문에 청약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한신공영과 제일건설이 이달 선보인 '제이드카운티'는 1190가구 모집에 2020명이 청약을 신청, 평균 경쟁률 2대1에 미치지 못했다. 전용74㎡는 1순위 마감에 성공했지만 전용84·97㎡는 2순위 마감하는 데 그쳤다. 내달 호반건설과 GS건설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 예비 청약자들은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범박동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분양이 이뤄지는 만큼 고객들은 관망하고 있다"면서 "3개 단지 모두 장단점이 명확해 어느 상품이 좋다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문제는 GS건설과 호반건설 물량에 중대형 상품이 대거 포진돼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소형 상품의 선호도가 높아진 만큼 이들 단지의 청약 성적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GS건설의 '부천옥길자이' 아파트 566가구 중 중대형 상품은 전용90㎡ 270가구, 전용96㎡ 81가구, 전용122㎡ 5가구다. 호반건설이 분양하는 '부천 옥길 호반베르디움'(1420가구)도 전용97㎡가 504가구에 달한다.
범박동 H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아무리 대형사 물량이지만 중대형 상품은 고전할 수 밖에 없다"면서 "옥길지구 시장을 비춰봤을 때 1순위 청약 통장을 꺼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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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길지구 인근 범박동 재개발 구역.ⓒ뉴데일리경제
옥길지구는 인근에 공장이 다수 있어 생활 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평가다.
범박동 주민 K씨는 "공장은 구릉 너머에 있어 소음이나 분진 피해는 없다"면서도 "주민 입장에서 주거환경이 좋다고 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또 GS건설과 호반건설 부지 인근에 재개발 사업이 방치된 것도 약점이다. 이곳은 보상 문제로 사업이 수년째 보류 중으로 노후화된 주택이 밀집돼 있다. 이곳은 '부천 옥길 호반베르디움' 후면 조망권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분양가가 옥길지구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옥길지구 인근 범박동 시세는 3.3㎡당 967만원 선이다. 이달 분양한 제이드카운티 3.3㎡당 평균 분양가는 1040만원이다. 호반건설과 GS건설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입지에 비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다.
2013년 LH는 B2 블록에 분양한 공공분양 아파트(1304가구)를 800만원대에 분양했다. LH도 시장성을 판단해 사전예약 당시보다 최고 100만원 이상 낮춰 분양한 바 있다. 그럼에도 당시 침체된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높은 분양가로 미분양이 속출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양가는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시세에 맞는 가격"이라면서도 "인근 범박동 힐스테이트 시세와 비슷하지만 옥길지구 입지를 고려했을 때 적정한 가격대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