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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의 국제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제 '1단계'를 넘어 '2단계' 수순을 밟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일국의 통화가 국제화되려면 3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보고 있다. ▲1단계는 교환매개수단, 결제통화, 주변국 사용 단계이며 ▲2단계는 계산단위, 투자통화, 지역권으로 사용 확대 단계이고 ▲3단계는 가치저장수단, 보유통화, 전 세계 통용의 단계다.
1980년대 일본 엔화의국제화와 비교해보면, 그 속도가 훨씬 빠르다.
1980~1985년 엔화 국제화 시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74%에서 10.94%로, 수출 비율은 6.37%에서 8.54%로 상승한 데 비해 중국은 2009~2013년 사이 GDP 비율이 8.38%에서 12.22%로, 수출 비율은 8.36%에서 10.41%로 증가해 중국이 일본보다 3배 정도 빠르게 늘고 있다.
물가와 환율 변동성도 중국이 일본보다 안정적이다.
엔화 국제화 준비기인 1975년의 일본 물가변동성은 2.62%, 1980년의 실질환율 변동성은 평균 4.67%였다. 위안화 국제화 첫 해 중국의 물가변동성은 1.21%, 올해의 위안화 실질환율 변동성은 1.2%다.
다만 중국은 아직까지 관리변동환율제를 고수하고 있어 환율제도의 시장화 수준이 미흡하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완전변동환율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위안화가 세계 무역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이 결제되는 통화가 위안화다.
1980~1985년 엔화의 무역결제 비중은 평균 19.6%였던 반면 2009~2013년 위안화 무역결제 비중은 연평균 약 385%씩 급증, 엔화보다 증가속도가 무려 48배나 빠르다.
위안화 적격 외국인기관투자자 제도, 위안화 채권발행, 후강퉁(홍콩-상하이 교차매매) 시행으로 투자통화로서도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으며 선강퉁(선전-홍콩 교차매매) 및 자본시장 개방도 예정돼 있다.
세계 외환시장에서 위안화의 일일 평균 거래비중은 2013년 2.2%로 세계 9위지만 엔화(23%)에 비하면 아직 미약하다. 하지만 위안화 역외거래 센터가 영국, 싱가포르, 대만, 한국으로 확대되고 있어 빠르게 비중이 늘 전망이다.
한정숙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국도 위안화 금융허브로 지정됐다. 위안화가 국제통화로 부상한다면, 위안화 허브로서의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도 향상이 예상돼 긍정적"이라며 "다만 위안화 허브 구축을 위해 딤섬본드(홍콩에서 외국기업들이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채권) 발행, 외국환관리규정 수정 등의 금융환경 정비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