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태양광 패널 호환 'RESU 6.4 EX' 내놔삼성SDI, '인버터-PCS-배터리' 올인원 제품으로 맞불3조5천억달러 시장 놓고, 서로 다른 전략에 관심 집중
  • ▲ LG화학 가정용ESS 신제품 RESU 6.4 EX(Extended). ⓒ삼성SDI
    ▲ LG화학 가정용ESS 신제품 RESU 6.4 EX(Extended). ⓒ삼성SDI

    폭발적 성장이 기대되는 가정용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시장에서 LG화학은 '호환성', 삼성SDI는 '일체형'을 전략으로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두 업체는 가정용 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유럽과 호주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는 최근 나란히 유럽과 호주 시장에서 출시될 가정용 ESS 신제품을 공개했다. LG화학은 기존에 설치 돼 있는 태양광 패널과 연결해 바로 쓸 수 있는 확장형 제품을, 삼성SDI는 태양광 인버터와 PCS(전력변환장치), 배터리를 하나로 합친 올인원 ESS를 각각 선보였다.

    LG화학이 이달 유럽과 호주에서 출시하게 될 신제품 'RESU 6.4 EX(Extended)'는 기본 배터리 용량이 6.4KWh로 기존 가정용 태양광 패널에 연결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 'RESU 6.4 EX'는 2013년 양산한 ‘RESU 5.0’에 비해 배터리 용량은 늘었지만 부피는 4분의 1, 무게는 2분의 1 이상 줄여 일반 가정에 설치하기에 적합한 크기로 설계됐다.

    배터리 확장도 가능하다. 3.2KWh급 제품 두 개를 추가로 연결할 수 있어 개별 제품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최대 용량을 12.8KWh까지 늘일 수 있다. 그러나 인버터와 PCS는 따로 구매해야 한다.  

    유럽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일반 가정(4인 기준)의 하루 전력 사용량이 약 10~15KWh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ESS에 저장된 전력만으로 이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LG화학 측은 기대했다. 

    LG화학 관계자는 "'RESU 6.4 EX'는 확장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어떠한 태양광 패널과도 바로 연결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유럽 최대 규모 신재생에너지 제품 유통업체인 독일 바이봐(Baywa R.E), 호주 최대 규모 태양광 유통업체 솔라 쥬스(Solar Juice) 등 다수의 유통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유럽과 호주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10일부터 12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개최되는 유럽 최대 규모 신재생에너지 산업 전시회인 '인터솔라 2015'에서 'RESU 6.4 EX'를 선보인다. 

  • ▲ 삼성SDI가 '인터솔라 2015'에서 공개한 올인원(All-in-One) 가정용ESS. ⓒ삼성SDI
    ▲ 삼성SDI가 '인터솔라 2015'에서 공개한 올인원(All-in-One) 가정용ESS. ⓒ삼성SDI

     

    삼성SDI는 '일체형' 제품으로 가정용 ESS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기존의 가정용 ESS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인버터와 PCS, 배터리를 각각 구매해 설치해야 했다. 이 때문에 설치가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가격이 비싸고 서로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 사후 서비스(A/S)를 받는 것도 쉽지 않았다.

    삼성SDI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배터리 기업으로는 최초로 모든 부품을 모아 하나의 완제품으로 만든 올인원(All-in-One)  ESS를 출시했다. 이 제품 하나만 구입하면 추가 부품 구매 없이 바로 설치할 수 있으며 중복 사용되던 부품을 줄인 덕분에 가격과 부피를 모두 줄일 수 있었다.  

    삼성SDI 관계자는 "기존 ESS는 인버터, PCS, 배터리를 모두 따로 구매해 설치해야했기 때문에 번거로운것은 물론,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부품 회사에 책임소재를 물어야 하는지도 불분명했다"면서 "올인원 제품은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고 전기 손실을 최소화 해 타 제품과 차별화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유럽의 주요 태양광 패널 업체들은 삼성SDI의 올인원 제품과 자사의 태양광 패널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결합상품 판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삼성SDI는 덧붙였다.

    특히 삼성SDI 8.0kWh 규모 올인원 제품은 발전소에서 하나의 선으로 모든 전력을 공급받는 일반 국가의 가정과는 달리 세 개의 선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독일, 오스트리아 등의 국가에 특화된 제품으로 이 제품을 이용하면 한 대의 ESS를 세 개의 선에 동시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어 ESS활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같은 기술을 적용한 타사 제품대비 가격경쟁력은 더욱 높이고 고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부피는 30%이상 줄인 콤팩트 디자인을 구현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8월부터 독일에서 올인원 ESS 판매를 시작했고 이후 영국과 호주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삼성SDI도 '인터솔라 2015'에서 올인원 신제품을 공개한다. 이외에도 기존 제품과 크기는 동일하지만 전기 저장용량은 50% 늘인 5.5kWh 제품과 설치 후 10.8kWh까지 용량을 늘일 수 있는 7.2kWh 확장형 신제품도 공개할 예정이다.

    서로 다른 전략으로 가정용 ESS 시장을 공략하는 두 기업이 향후 어떠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 세계 가정용ESS 시장전망. ⓒ삼성SDI, 네비건트리서치
    ▲ 세계 가정용ESS 시장전망. ⓒ삼성SDI, 네비건트리서치

     

    한편 시장조사기관 미국 네비건트리서치 2014년 자료에 따르면 세계 가정용ESS 시장은 2014년 215MWh에서 2024년 1만6713MWh로 연평균 55%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 규모도 올해 약 4300억 달러 규모에서 2020년 약 3조5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 가정용 ESS 시장은 올해 약 47MW 규모에서 2020년 약 844MW 규모로 연 평균 8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나타내며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LG화학과 삼성SDI이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치면서도 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유럽의 각국 정부는 ESS 보급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 지원 및 대규모 실증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202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35%까지 확대한다는 전략 아래 ESS 설치비용의 30%까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영국 및 프랑스에서는 각각 수백 억원 규모의 에너지저장기술 보급 프로그램과 대규모 ESS 실증사업이 추진되는 등 관련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다만 북미 가정용 ESS 시장을 바라보는 두 회사의 시각은 다소 다르다.

    LG화학은 지난 4월 북미 PCS 업체인 이구아나(Eguana Technologies)와 'ESS사업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하고 공동 개발한 제품을 올 3분기 북미 시장에 출시하기로 하는 등 북미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삼성SDI는 북미 가정용 ESS 시장이 활성화되기 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유럽과 호주, 일본 시장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