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전문의가 밝힌 가임력 보존에 대한 '모든 것' "암 환자뿐 아니라 여성이라면 가임력 보존 관심가져야"
  • # 지난해 5월, 백년가약을 맺은 정 모씨(37.여)는 유학과 대학원 등의 생활을 마치고 회사에서 경력을 쌓느라 결혼을 미루다 37세에 혼인을 했다. 늦은 나이에 한 결혼이라 임신을 서두르고자 했으나, 불임을 진단 받아 입양 등 다른 수단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정 씨와 같이 불임으로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간(2008~2012년)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불임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환자'는 2008년 16만2천명에서 2012년 19만1천명으로 연평균 4.2% 증가했다.

     

    또 20세에서 49세까지 가임여성의 나이를 고려해 최근 5년 동안 인구 10만명당 진료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여성은 연평균 증가율이 10.8%로 35~39세에서 가장 크게 증가했으며, 그 뒤를 이어 40~44세가 연평균 10.5% 늘어났다.

     

    이처럼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에서 불임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늦어진 결혼시기로 인한 자연 임신의 어려움'을 한결같이 들고 있다. 아주대병원 산부인과 김미란 교수는 "최근 들어 여성의 커리어가 상승하고 초혼 연령이 30대 이후로 늦어짐에 따라, 젊었을 때 난소를 보존하는 '가임력 보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 '가임력 보존'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아주대병원 김미란 교수는 <뉴데일리TV>와의 인터뷰에서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로 인한 조기폐경 외에 사회적 폐경으로 인한 불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자기 난소 나이 검진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94년 아주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코넬과 캐나다 맥길 의과대학 연수를 거쳐 현재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가임력보존학회, 대한 피임 및 보건생식의학회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리 난소의 기능을 보존해 놓는다는 의미의 '가임력 보존'은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등으로 조기폐경이 될 여성들뿐 아니라 본인의 실제 나이보다 난소 나이가 노화된 분들 또한 조기폐경 대상자로, 추후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돕는 여러가지 방법을 뜻합니다."

     

    특히 김 교수는 '나는 조기폐경의 대상이 아니겠지'라는 마음을 갖고 있는 젊은 여성들 100명 중 1~5명이 조기폐경을 경험한다며 25세 이후부터 자신의 난소 나이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번 나빠진 난소를 다시 되돌리는 것은 현재 의학 기술로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젊고 건강할 때 난소의 기능을 어떤 식으로든 보존해 놓아햐 하죠. 일반인들의 경우 생리의 양이 전보다 줄었거나, 그 기간이 불규칙해졌다면 검사를 권합니다. 항암제 치료를 받은 후에도 마찬가지로 예후가 좋다고 해서 간과해선 안 됩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최근 4~5년전부터 난소 나이 확인은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도 가능하다. 또 가임력 보존술은 수술적 방법과 비수술적 방법(약물치료)으로 나뉘며, 약물치료의 경우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조기폐경 예방율은 40~60%로 알려졌다. 

     

    또 폐경의 경우 난자 공여 시술로 인한 임신이나 입양 밖에는 없기에 예방의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김 교수는 "항암치료 전에 가임력 보존술을 받는 것이 좋으며, 치료가 예정돼 있거나 하실 분들은 산부인과 전문의를 만나서 보존술에 대해 상담하고 난소 나이에 대한 평가를 하시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수술적 방법은 전신 마취 하에 복강경을 통해 골반으로 들어가 양쪽 난소 중 한쪽 난소만 떼어 그 난소를 특정한 과정으로 절편을 내 그 조각을 각각 얼리는 방법을 말합니다. 수술의 난도는 어렵지 않고, 30분 내외로 간단하므로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기에 두려워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밖에 난자 생존율이 80%이상으로 높은 '난자 냉동법'과 '배아 냉동술', 또 젊은 나이대일수록 성공율이 높아지는 '난소 냉동 보관술' 등이 있습니다. 조기폐경의 문제는 현재 사회적 문제인만큼 모든 여성들이 이에 관심을 갖고 건강한 난소를 지킬 수 있길 바랍니다." 


  • 다음은 김미란 교수와의 일문일답

     

    -가임력 보존이란?

     

    ▲ '미리 자기의 난소의 기능을 보존해 놓는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조기폐경이 될 여성들, 젊은 나이에 항암제 치료나 방사선 치료 등을 받는 경우 혹은 본인의 나이보다 훨씬 더 노화가 되어있다던지 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나중에 아기를 낳고 싶을 때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이같이 난소 기능을 보존하는 여러가지 방법을 통틀어 가임력 보존이라고 합니다.

     

    -가임력 보존 대상은 어디까지인가요?

     

    ▲ 조기폐경이 될 수 있는 모든 여성들을 그 대상으로 합니다. 구체적으로 항암치료 혹은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암 환자가 그 대상이 되겠습니다. 이때 암 환자라 함은, 단순한 산부인과 암 환자뿐 아니라 백혈병, 임파종 그 외 여러가지 혈액암 또는 유방암, 뇌종양 등 모든 암 환자가 대상이 됩니다.

     

    10~30대까지 젊은여성들이 암을 수술로만(완치) 하면 참 좋을 텐데, 수술 후 대부분이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때 항암치료가 암도 치료하지만, 전혀 암세포가 가 있지 않은 난소까지도 다 파괴하기에 암 치료는 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결혼해 임신을 하려 할 때 이미 난소가 파괴되어 임신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일어납니다. 이에 거의 모든 여성이 가임력 보존의 대상이 된다 할 수 있습니다.

     

    -가임력 보존의 방법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 한번 나빠진 난소 기능을 다시 되돌리는 것은 현재 의학적 기술로는 불가능합니다. 조금이라도 건강하고 젊었을 때 난소의 기능을 미리 어떤 식으로든 보전을 해 놓아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미리 난자를 뽑아 얼려놓든지, 오른쪽과 왼쪽에 있는 여성의 난소 중 하나를 떼어 얼려놓든지 만일 배우자가 있다면 미리 정자와 난자를 수정, 수정된 배아를 얼려놓는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특정한 약물을 미리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 전에 일정 주기로 주사치료를 해, 치료가 끝날때까지 계속 씀으로써 난소 기능을 보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허나 이는 조금씩 소개가 되고 있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어찌 되었건 간에 '난자 냉동', '배아 냉동' 혹은 '난소 냉동'이 불가한 상황이라면 '약물치료(비수술적 방법)'라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비수술적 방법이라 함은 앞서 얘기했듯 약물을 쓰는 방법, 혹은 자신의 난소에서 난자를 체취해 얼려 놓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배우자가 있다면 먼저 정자와 난자를 수정을 해서 수정된 배아를 얼리는 방법이 있겠죠.

     

    또 수술적 방법은 전신 마취 하에 복강경을 통해 골반으로 들어가 양쪽 난소 중 한쪽 난소만 떼어 그 난소를 특정한 과정으로 절편을 내 그 조각을 각각 얼리는 방법을 말합니다. 수술의 난도는 어렵지 않고, 30분 내외로 간단하므로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 -수술 방법에 대해?

     

    ▲ 가장 그래도 많이 쓰고 있는 것이 '난자 냉동'이 되겠습니다. 이는 이미 세계적으로 가임력 보존을 위한 미혼여성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난자를 얼려놓는다면 그 난자의 생존율이 80% 이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난자를 많이 열려놓으면 얼려놓을수록 나중에 혹시라도 본인의 난소 기능이 떨어져 조기폐경이 되었을 경우에도 그 난자를 다시 풀어서 썼을 때 생존할 확률이 10개 중에 8개가 됩니다. 하지만 한 개 두 개 얼려놓았다면 생존율이 그 만큼 줄어들겠죠. 

     

    두 번째로 '배아 냉동술' 또한 얼려놓았을 때 생존율이 높습니다. 이는 난소 기능이 정상인 여성과 같은 임신성공률을 보입니다. 세 번째는 '난소 냉동 보관'이 있는데 아직까지는 이것을 꼭 해야 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각 개인의 상황에 따라 선택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난자 냉동과 배아 냉동이 모두 안 되는 사람에게 이를 권유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난자 냉동을 하기 위해서는 난자를 키우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과정이 보통 10~14일 소요됩니다. 이 기간조차도  기다릴 수 없거나 혹은 너무 어리거나, 난자를 키우는 과정을 받아드리기 힘든 젊은 청소녀들의 경우 난소 냉동을 더욱 권유합니다. 또 난자 냉동을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한번에 10개 이상은 잘 나오지 않지만, 젊은 사람의 경우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각각의 상황에 따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고 고르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약물치료'가 있습니다. 현재까지 약물치료는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 갑론을박이 있으나 이도 저도 할 수 없을 때는 약물치료를 해야 합니다. 데이터가 현재 모아지고 있는데 특정 약물치료를 하였을 때 조기폐경을 예방할 수 있는 경우는 40~60%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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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임력 보존',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 "과연 내 난소의 나이가 몇살인가?" 검사를 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가임력 보존을 해야 하는 여성 중 항암치료 받는 여성이 대부분이나, 최근 일본을 비롯해 어떠한 여성들이 대상으로 대두되냐면 조기폐경이 아무런 이유 없이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도 없이 (이유 없는)조기폐경이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이들이 가임력 보존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내가 이에 해당이 되는지 검사를 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이에 따라 가임력 보존 검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 4~5년전부터 자기 난소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혈액검사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혈액검사만으로 내 나이와 난소의 나이를 비교해, 내 실제 나이보다 난소의 나이가 노화돼있다면 조기 폐경이 될 수 있는 후보자이기 때문에 가임력 보존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를 해야 합니다.

     

    실제로 제가 외래에서 환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10~20대에서 가끔 불규칙한 월경으로 내원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들 가운데 난소 나이를 체크해보면 100명 중 1~5명 정도 실제 나이보다 자기 난소 나이가 더 노화돼있는 것 발견하곤 합니다. 실제 조기폐경의 빈도가 1~5%이기에 늘 염두하고 항상 산부인과에서는 검사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거죠, 시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항암제 치료 후 "나는 괜찮겠지" 하다가 항암제 치료 후 1년이 지나도 생리가 안 나오니, 의사의 권유로 산부인과로 오시는데 이런 경우 이미 폐경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상황에서 임신을 위해 도와드릴 방법은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난자 공여를 받는 것뿐이 없죠. 배우자의 정자와 수정을 시켜서 그 배아를 본인의 자궁에 넣어주는 난자 공여 시술로 인한 임신이나 혹은 입양 밖에는 없습니다.

     

    난자 공여 시술로 인한 임신이나 입양 밖에는 없기에 시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 시기는 항암치료 들어가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암 치료가 예정돼 있거나 하실 분들은 산부인과 전문의를 만나서 가임력 보존에 대해 상담하고 난소 나이에 대한 평가를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관점에서 또 한 가지는 젊은 여성 분들이 절대 자기 난소가 건강할 것이라고 과신하시면 안 된다는 겁니다. 1~5%, 즉 100명 중 1명에서 5명은 조기 폐경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난소 나이를 25세 이후라면 반드시 체크를 해봐야 합니다.

     

    또 생리양이 점점 줄거나, 생리가 불규칙해진다면 검사를 권유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최근 들어 늘고 있는 '사회적 가임력 보존'인데요, 실제 국내 여성의 커리어가 상승하며 초혼 연령이 30대 이후로 늦어짐에 따라 사회적 가임력 보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실제 얼마 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초혼 연령이 30대로 넘어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35세에 결혼을 했다고 한다면, 40세 가까이 돼 임신을 하려고 하는 경우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일 때 자기 난자를 얼려놓을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보험은 없지 않겠냐는 생각을 해서 결혼을 미루실 예정이거나 아직 결혼할 예정이 없는 젊은 여성 분들도 가임력 보존에 충분한 후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1세기 화두는 무엇일까요?

     

    ▲ 끝으로 21세기에 화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화두 중 하나는 '여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성이 행복한 시대, 여성이 잘 사는 시대가 곧 선진국에 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하는데요, 여성이 행복해지려면 여성이 건강해야 하고, 건강한 여성들이 이 나라에 많아야 좀 더 발전된 나라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행복해지는 여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건강하게 가임력을 보존하는 방법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항암치료를 받는 여성, 조기폐경이 될 여성 그리고 결혼을 늦게 해야만 하는 여성 또 할 수 밖에 없는 여성, 결혼 계획이 없는 여성까지도 종합 검진을 받듯 자기 관리를 통해 나이가 들어서도 임신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된다면 여성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여성들이 인지하고, 자기 난소 나이도 체크하고 여러 가지 가능한 가임력 보존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