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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세종청사 전경.ⓒ연합뉴스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장관 집무실에서 정작 방 주인 만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출석 사정은 같은 정치인 출신 장관이 수장으로 있는 다른 부처도 대동소이하다. 이들 장관은 각종 행사 참석 등 대외활동을 이유로 서울사무소 등을 이용할 때가 많아 서울사무소가 사실상의 집무실로 활용되고 있다.
장관들이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은 비워둔 채 서울 사무실에서 주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업무보고를 위해 실·국장 등 간부들이 덩달아 자리를 비우고 서울로 출장을 가는 등 부작용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국토부에 따르면 유일호 장관은 지난 3월16일 취임 이후 거의 매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에만 정부세종청사에 내려와 국토·교통 관련 업무를 지휘하고 있다. 취임 80일째를 맞은 지난 3일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고작 10일쯤 세종시에 내려온 셈이다.
유일호 장관도 집무실이 있는 정부세종청사에 발길이 뜸하다는 것을 진작 인정했었다. 그는 취임 39일째였던 지난 4월23일 화상회의로 열린 국무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세종청사에) 자주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더 자주 내려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유일호 장관이 세종청사 집무실을 이용한 건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같은 날 취임한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해수부 한 관계자는 "(유기준 장관이) 취임 이후 세종에서 업무를 본 날이 많지는 않다"며 "많아 봐야 (유일호 장관보다) 하루 이틀 많은 정도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도 세종청사 출석률이 낮기는 매한가지다.
기획재정부 집계를 보면 지난 3월부터 5월 말까지 3개월간 최 총리대행이 세종청사를 내려온 것은 총 9일이다. 이 기간 국무회의 4번, 확대간부회의 6번을 각각 주재했다.
최 총리대행은 국회 출석이나 당정협의 등이 많다는 이유로 주로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정부는 3단계 정부 부처 이전을 마치고 올 초부터 본격적인 정부세종청사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무늬만 세종청사 시대를 맞았을 뿐 부처 장관들은 여전히 서울에서 업무를 보는 '머리 따로, 몸통 따로'의 이원화된 행정체계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장관이 서울에서 주된 업무를 보다 보니 실·국장이나 실무 과장들이 주요 업무보고를 위해 덩달아 세종에서 서울로 출장을 떠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장관들이 세종청사 집무실을 비우거나 외면하는 동안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소위 '길과장', '길국장'(서울-세종을 오가느라 상당 시간을 길에서 보내는 실·국장이나 과장을 일컫는 속어)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최 총리대행은) 되도록이면 실무과장들은 정부세종청사에 남아 업무를 챙기라는 것"이라며 "정부세종청사 초기와 비교하면 (서울에 머무는 장관에게) 업무보고를 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가는 과장급 이상 간부들의 출장 횟수가 많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세종청사 한 공무원은 "(장관들은) 대외일정이 워낙 많다 보니 세종에서 근무하기가 쉽지 않다지만, 행사참석 등이 정말 불가피한 경우인지는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아무래도 정치인 출신 장관들이 상대적으로 영상회의보다는 직접 관계자들을 만나 업무를 진행하려는 경향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귀띔했다.[반론 보도문]
본지는 지난 6월 9일자 '"정치인 출신장관 부재중" 한달에 서너번 세종근무' 제하의 보도에서 해양수산부 유기준 장관이 3월 16일 취임 이후 6월 3일까지 세종시에서 업무를 본 날이 국토교통부 유일호 장관(10일쯤)보다 하루 이틀 많은 정도라고 보도했으나, 이에 대해 유 장관은 지난 해당 기간 동안 휴일, 국외출장 및 휴가 등을 제외한 총 근무일수 52일 중 세종시 근무일수는 21일이라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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