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성능 핸들링 승차감 등 기본기 정점 부실한 순정 네비는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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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승기] 최근 국내에 수입차 열풍이 거센 가운데, 특히 인기를 끄는 차량이 있다. 사실 이 차량은 '수입차 붐'이 불기도 전부터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 주인공은 바로 'BMW 520d'.

    BMW520d는 수입차업체들의 각축전이 한창이던 지난해에도 단일모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x드라이브가 장착된 사륜구동 모델을 포함해 총 1만528대나 판매됐다.

    이 차량의 인기비결을 확인하고자 직접 520d의 운전대를 잡았다. 시승코스는 서울 강남에서 경북 포항 철강단지까지 왕복 약 750km에 달하는 거리.

    프리미엄 준대형세단 답게 내외관 모두 기본적으로 고급스런 멋이 있다. 그러면서도 외부 디자인은 역동적이면서 날렵한 느낌도 준다. 실내의 경우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크롬재질로 마감하고, 센터 콘솔 수납함과 컵 홀더 용량을 늘리는 등의 세심함도 더했다.

    시동을 켜니 생각 이상으로 실내가 조용했다. 기술발달로 요즘 어지간한 디젤차들이 다 정숙하긴 하다지만 가솔린 차량에 못지 않을 정도로 소음 및 진동이 없었다.

    출발도 부드럽다.  도심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신호등을 자주 마주할 수 밖에 없는데, 연비소모를 최소화 하고자 장착된 '엔진 오토 스타트-스톱' 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부터 BMW520d의 진가가 더욱 크게 발휘됐다.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빠르고 정확한 변속을 할 수 있어, 가속페달을 밟는 내내 버벅였던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말 그대로 밟으면 밟는대로 쭉쭉 치고나갔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깔끔하게 속도를 제어했다.

    상황에 맞는 다양한 주행모드도 갖췄다. 일반적인 '컴포트' 모드에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즐기려면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계기판에 붉게 바뀌며 가속이 한층 더 탄력을 받는다. 200km/h까지 속도를 내도 딱히 차량이 좌우로 흔들리지 않고 무게중심을 잘 잡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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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비주행을 하고 싶다면 '에코프로'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가속페달을 상황에 맞게 조절해 연료소모를 최소화 해준다.

    굽이굽이진 도로에서의 핸들링은 특히 일품이다. 스티어링휠을 꺾는대로 차량이 민첩히 움직여주면서도 좌우쏠림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 고속도로를 달렸고, 주행모드는 번갈아 가며 사용한 상황에서 최종 연비는 15km/ℓ를 기록했다. 기름을 가득채운 상태에서 운행한 것도 있지만 서울에서 포항을 왕복하는 거리를 준대형 세단으로 일체 주유 없이 달렸다는 점에서 독일산 디젤엔진의 우수성을 새삼 다시 느꼈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은 순정 네비게이션 부분이다. 가장 빠른 경로로 안내하지 못했던 것도 있고, 도로 위 과속카메라가 위치한 지역에서 일체 경고음을 내주지 않는 점은 커다란 단점이다. BMW520d의 핸들을 잡는 순간 고속도로에서 달리고 싶은 욕망을 억제하기 힘든데,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모바일 네비앱을 사용하거나 별도로 네비를 설치하는 것이 속편한 일인데 그만큼 헤드업디스플레이 기능이 완화되는 것도 같아 아쉽다.

    BMW520d의 국내 판매가격은 부가세 포함 6390만원, 520d럭셔리는 6990만원, 520d x드라이브는 6790만원, 520d x드라이브 럭셔리는 73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