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리컨츠 향후 성장 고려한 다양한 옵션 중 하나일 뿐…비핵심 자산 정리 차원 아냐" 해명
  • ▲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SK이노베이션
    ▲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윤활유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향후 성장을 고려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MBK 쪽에서 루브리컨츠 매각 제안이 와 이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매각 여부, 금액, 시기 등 어떤 것도 확정된 바 없다"고 11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루브리컨츠의 성장성을 고려해 IPO(기업공개)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오던 중 매각 제안을 받게 되자 이를 포함해 검토한 것일뿐"이라며 "금일 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달 28일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열고 "비핵심 자산 매각은 적극 추진하고 그 돈으로 핵심자산을 강화하는 포트폴리오로 리밸런싱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주춤한 윤활유 사업을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해 매각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놨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이 국제유가 붕괴와 최태원 회장의 경영 공백 장기화 등의 여파로 37년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SK루브리컨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6% 상승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SK루브리컨츠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 2999억원, 2013년 1556억원, 2014년 영업이익 2900억원을 기록했다. 물론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유·화학 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도 윤활유 사업은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SK이노베이션이 루브리컨츠 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석유개발 사업 등 해외 투자 실탄으로 쓰일 현금 재원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루브리컨츠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은 2조3000억원에서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IPO를 할 경우에는 1조원 가량의 자금만을 확보할 수 있어 매각설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매각이 성사돼 매각 자금을 전액 채무상환에 쓸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순차입금은 4조5000억원, 부채비율은 70%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한편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11일 SK이노베이션 측에 SK루브리컨츠 매각 추진 보도와 관련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공시 시한은 이날 오후 6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