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민간소비 선진국선 도약 디딤돌, 한국선 걸림돌" 해외 전문가들도 "메르스 한국 경제 충격 걱정된다"
  • ▲ 메르스 환자가 처음 나온 평택성모병원
    ▲ 메르스 환자가 처음 나온 평택성모병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 경제 외적 돌발 변수가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경제연구기관에서도 나왔다.

     

    해외 전문가들도 메르스의 한국 경제에 대한 충격을 걱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도약과 민간소비의 역할'이라는 보고서에서 "민간소비가 선진국에선 도약의 디딤돌이 됐지만, 한국에선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선진국과 달리 한국에선 민간소비 부진이 지속돼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2만→3만 달러, 3만→4만 달러 진입 시기마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밑돌았다. 민간소비 연평균 증가율에서 GDP 증가율을 뺀 소비·GDP 갭은 2만 달러 도약기에 -1.3%포인트, 3만 달러 도약기엔 -1.1%포인트였다.

       

    반면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4개 선진국에선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를 돌파할 때까지 도약기마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웃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스 사태는 소비를 더욱 움츠러들게 하는 요소다.

     

    이용화 선임연구원은 "민간소비가 위축되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도약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메르스 등 경제 외적 돌발 변수가 소비 심리를 더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가계소득 증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가계부채 관리, 노후·주거 불안 해소 등 민간소비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샤론 램 이코노미스트는 "메르스 발병을 통제할 수 없게 되면 한국 경제는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만약 다시 소비심리가 크게 타격을 받으면 회복세가 억제되고 경제가 다시 하락 악순환에 진입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 사태를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비유하면서 "사태가 잦아들어도 부정적인 뉴스 헤드라인이 계속 나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소비심리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크리스탈 탄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수출이 부진한 때에 메르스가 내수 회복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메르스 때문에 선제 대응한 것"이라고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