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재위서 수은 성동조선 사태 질타 "이덕훈 행장, 대선캠프서 댓글 달던 인물"
  •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사진)이 성동조선해운 부실 사태와 관련,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난타를 당했다.

     

    17일 기재위 회의에서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수은이 성동조선에게 3000억원을 단독으로 지원함으로써, 수은의 여신은 1조5000억원 가깝게 늘었다"며 "만약 성동조선이 법정관리나 부도를 맞게 되면 모두 부실채권이 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덕훈 행장은 "최악의 경우 그렇다"면서도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성동조선은 무역보험공사와 다른 은행들이 모두 추가 지원을 거부, 수은이 단독으로 3000억원을 긴급 수혈해 줬다.

     

    그러나 이 자금도 내달 말이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수은은 성동조선을 위탁경영해 줄 것을 삼성중공업과 한진중공업에 요청했지만, 두 조선사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재위 회의에서 "모뉴엘, 경남기업에 잇따라 당한 수은의 여신관리 강화 근본 대책이 없다"면서 "이번 지원은 성동조선이 있는 경남 통영이 지역구인 이군현 새누리당 의원의 입장을 배려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덕훈 행장은 "그런 것 없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책임질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성동조선이 '제2의 경남기업'이자 '핵폭탄'이라며 "은행장에 '정치인 낙하산'이 내려온 것이 수은의 부실화를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덕훈 행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캠프 중 하나인 '서강바른포럼' 총괄 회장으로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던 인물"이라며 "당시 포럼에서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대부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낙하산 행장이 있다보니 정치권의 요구에 휘둘리지 않을 수 없고, 이에 따라 경남기업과 성동조선 등 부실기업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

     

    그러면서 박영선 의원은 성동조선에 대한 출자전환을 결의한 회의록과 회계법인 실사보고서를 당장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은 "(역시 대선캠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댓글을 달던)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포함, 이런 사람들이 국책은행장으로 내려와 있다니,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일부 야당 의원은 이덕훈 행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