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원쇼', 프랑스 '라이언즈 헬스'서 잇따라 수상하며 가능성 열어기기에 몰두하는 점 이용... "표정, 기분 읽고 타인과 교류할 수 있게 도와"
  • ▲ 룩앳미 부모와 교감하기 훈련, 셀카 찍기. ⓒ삼성전자
    ▲ 룩앳미 부모와 교감하기 훈련, 셀카 찍기.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자폐 전문의 및 교수들이 힘을 합쳐 만든 자폐아 소통 훈련 캠페인 '룩앳미(Look At Me)'가 해외 유수의 광고제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22일 칸 라이언즈 한국사무국에 따르면 제일기획에서 대행한 삼성전자의 '룩앳미'가 19일(현지 시간) 개막된 제 2회 라이언즈 헬스에서 은상을 받았다. 라이언즈 헬스에서 우리나라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월에는 뉴욕에서 열린 2015 원쇼 광고제(The One Show)에서 '룩앳미(Look At Me)' 캠페인이 금상 2개와 메릿상 1개를 받으며 눈길을 끌었다.

    '룩앳미' 캠페인은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려운 자폐아들이 사람들의 표정과 기분을 읽고 타인과 교류할 수 있게 훈련시켜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삼성전자는 자폐아들이 기계에 쉽게 몰두하는 점을 이용해 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룩앳미 앱을 통해 자폐 어린이는 여섯 가지 미션과 한 개의 보너스 미션을 수행하게 되며 소요 시간은 하루 20분이다. 각각의 미션은 단계가 올라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지지만 아이가 지나치게 어려워할 경우 미션을 건너뛰게 해줄 수도 있다.

    여섯 가지 미션은 '표정 읽기 훈련', '타인 얼굴 바라보기 훈련', '감정·의사 표현하기 훈련', '타인 감정 파악하기 훈련', '타인과 눈 맞추기 훈련', '타인 모방하기 훈련'으로 이뤄졌으며 보너스 미션은 부모와 다정한 모습으로 셀카 사진을 찍는 '부모와 교감하기 훈련'으로 구성 돼 있다.

  • ▲ 룩앳미 표정 읽기 훈련 '순서대로 착착착'. ⓒ삼성전자
    ▲ 룩앳미 표정 읽기 훈련 '순서대로 착착착'. ⓒ삼성전자

     

    먼저 표정 읽기 훈련은 '순서대로 착착착'은 무작위로 나열된 네 장의 사진을 보고 표정의 순서를 맞추는 훈련이다. 사용자는 무표정한 얼굴이 특정 감정을 드러낸 얼굴로 점점 변해가는 과정을 순서에 맞게 바로잡아야 하며 과제는 총 4회에 걸쳐 주어진다. 그 중 두 번은 자신의 표정을 찍은 사진으로, 나머지 두 번은 앱에 저장돼 있는 사진으로 각각 문제를 풀게 된다.

    이 과제를 통해 사용자는 타인의 표정 변화를 학습할 뿐 아니라 자신의 표정을 자연스레 짓는 법도 익히게 된다. 자기 표정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타인의 표정과 그에 담긴 감정까지도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 ▲ 룩앳미 타인 얼굴 바라보기 훈련 '얼굴 캡처하기'. ⓒ삼성전자
    ▲ 룩앳미 타인 얼굴 바라보기 훈련 '얼굴 캡처하기'. ⓒ삼성전자

     

    타인 얼굴 바라보기 훈련인 '얼굴 캡처하기'는 다른 사물이나 사람에 관심이 없는 자폐아가 타인의 얼굴을 포착하는 과제이다. 과제가 시작되면 카메라 화면에 얼굴 윤곽과 눈·코·입 등의 가이드라인이 나타나는데, 가이드라인에 상대 얼굴을 맞추면 자동으로 사진이 찍힌다. 

    한 번 사진이 찍히면 가이드라인이 다른 곳에 나타나고, 아이는 또다시 달라진 가이드라인에 얼굴을 맞춰야 한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가이드라인이 생략돼 난이도가 높아진다. 얼굴 윤곽만 나오기도, 눈이나 코만 제시되기도 하는 식이다. 이 과정을 통해 사용자는 타인의 얼굴을 더욱 잘 인지하고 바라볼 수 있게 되며 점차 타인과의 대화도 수월해질 수 있다.

  • ▲ 룩앳미 감정·의사 표현하기 훈련 '이럴 땐 어떤 표정'. ⓒ삼성전자
    ▲ 룩앳미 감정·의사 표현하기 훈련 '이럴 땐 어떤 표정'. ⓒ삼성전자

     

    감정·의사 표현하기 훈련인 '이럴 땐 어떤 표정'은 자폐 어린이의 감정 표현 능력일 키워준다. 사람 얼굴 부분의 빈 공간에 자신의 얼굴을 넣어 사용자의 감정 표현을 돕는 훈련 과제이다.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화면에 얼굴만 비어 있는 상황도가 나타나며 기쁨, 슬픔, 분노, 실망, 웃음 등 다양한 상황이 제공된다. 아이는 빈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맞추고 사진을 찍어야 한다. 이 훈련을 반복하다보면 사용자는 점차 상황에 맞는 의사 표시를 할 수 있게 된다.

  • ▲ 룩앳미 타인 감정 파악하기 훈련 '분위기 파악하기'. ⓒ삼성전자
    ▲ 룩앳미 타인 감정 파악하기 훈련 '분위기 파악하기'. ⓒ삼성전자

     

    타인 감정 파악하기 훈련인 '분위기 파악하기'는 집단생활에서 필요한 분위기 파악 능력을 훈련시키는 과제다. 과제가 시작되면 짧은 시간 동안 화면 좌우에 9개의 얼굴이 나타나는데 각 얼굴은 저마다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람들이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을 모아둔 이미지이다.

    사용자는 화면이 사라진 후 어떤 쪽에 특정 표정(기쁨·무서움·화남 등)을 짓는 사람이 많은지 맞혀야 한다. 이 훈련은 많은 사람들의 감정을 직감적으로 읽어 대중과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 ▲ 룩앳미 타인과 눈 맞추기 훈련 '누구였을까'. ⓒ삼성전자
    ▲ 룩앳미 타인과 눈 맞추기 훈련 '누구였을까'. ⓒ삼성전자

     

    타인과 눈 맞추기 훈련인 '누구였을까'는 타인과의 눈맞춤에 어려움을 겪는 자폐아의 눈맞춤 능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개발됐다.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얼굴 사진이 제시되고 그 눈동자에 또 다른 사람의 얼굴이 조그맣게 떴다가 금방 사라진다. 그런 다음 얼굴 사진 아래쪽에 여러 사람의 얼굴이 보기로 제시되는데 아이는 그 중 방금 전 눈동자 위치에 나타났던 얼굴을 알아맞혀야 한다. 

  • ▲ 룩앳미 타인 모방하기 훈련 '날 따라 해봐요'. ⓒ삼성전자
    ▲ 룩앳미 타인 모방하기 훈련 '날 따라 해봐요'. ⓒ삼성전자

     

    타인 모방하기 훈련인 '날 따라 해봐요'는 타인의 행동을 따라하기 위한 훈련을 위해 개발됐다. 부모나 아이가 먼저 포즈를 취해 사진을 찍은 후, 서로의 동작을 모방해 사진을 찍는다. 그런 다음 어떤 포즈가 더 비슷한지 고르면 되는 방식이다. 이 훈련을 통해 사용자는 부모나 타인의 행동을 조금씩 따라 하며 사회성 향상과 조직적응에 필수적인 능력 하나를 키우게 된다.

  • ▲ 룩앳미 앱으로 8주간 훈련을 진행한 종현 군과 어머니 류승현 씨. ⓒ삼성전자
    ▲ 룩앳미 앱으로 8주간 훈련을 진행한 종현 군과 어머니 류승현 씨. ⓒ삼성전자

     

    '룩앳미' 소개 영상에 나왔던 자폐를 겪고 있는 종현이와 어머니 류승현 씨는 룩앳미 앱을 통해 8주에 걸친 훈련 과정에 참여했다.

    류승현 씨는 "룩앳미 앱으로 훈련하면서 종현이가 많이 좋아졌다고 느낀다"며 "룩앳미는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도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부모의 전문 지식이 부족해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좋다"고 평했다.

    이어 "눈맞춤이나 감정 표현 같은 건 타인과의 소통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의외로 자폐 관련 프로그램에서 잘 다루지 않는 편"이라며 "병원이나 센터에 갈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