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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이 개설 19년만에 200조시대를 열었다. 최근 코스닥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닥시장은 전일대비 5.21포인트(0.71%) 오른 739.82로 연중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이는 지난 2007년 12월 10일 739.19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증가, 23일 201조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개설 당시인 1996년 7월 8조4000억원이던 코스닥 시가총액은 1999년 98조7000억원까지 급증했으나 '벤처 거품' 붕괴와 횡령·배임 등에 따른 신뢰 악화로 2001년 51조8000억원에서 2004년 31조1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이후 시장 건전성 제고 노력 끝에 개설 11년 만인 2007년 6월 100조원을 넘은 데 이어 올해 1월 150조원을 돌파하고서 다시 5개월 만에 200조원대에 진입하게 됐다.
코스닥은 올해 들어 지수가 급증함에 따라 버블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는 물론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도 코스닥시장에 뛰어들며 지수를 끌어 올리고 있다.
저금리 기조와 함께 대외 변수에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 코스닥시장의 매력으로 꼽힌다.또 성장가능성이 높은 업종들도 눈에 띄며 앞으로도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이 대거 시장에 입성할 것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미 시장에 자리를 잡은 주류 기업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총 1조원 기업도 연초 13곳에서 23일을 기준으로 25곳으로 늘었다.
셀트리온,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등 바이오기업들이 시총 상위 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성장성 있는 투자처임을 입증시키고 있다.
거래소 측은 코스닥이 양적 성장 외에도 지난 2009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도입에 따른 부실기업 퇴출과 유망기업 상장 유치에 힘입어 영업실적과 재무건전성 등 질적으로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작년 기준 코스닥 상장사의 부채비율은 68.7%로 2004년 88.8%보다 20.1%포인트 낮아졌다.
관리종목 지정 건수도 2004년 114건에서 작년 28건으로 86건이나 감소했으며, 불성실 공시와 횡령·배임 등 불건전 행위 건수도 2004년 86건에서 작년 69건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4월 내츄럴엔도텍 사태 등으로 한때 출렁이긴 했지만, 투기 성향의 매매가 종전보다 많이 감소하며 시장의 변동성도 줄었다.
지수 하루 중 변동성은 2004년 1.42%에서 작년 0.92%로, 종목의 일중변동성은 2004년 6.21%에서 작년 4.71%로 각각 축소됐다.
개인 투자자 비중은 2004년 89.8%에서 2014년 87.4%로 소폭 낮아졌고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의 매매 비중이 2004년 10.2%에서 작년 11.5%로 높아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의 건전성 개선과 투자 활력 제고를 기반으로 유망 기술을 보유한 중소 벤처기업의 상장을 유도해 창조·혁신 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이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미국 나스닥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만큼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나스닥의 PER은 21배 수준인데 비해 코스닥은 16~17배를 유지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와 코스닥 상장사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무리가 따르지만, 코스닥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지표로 쓰일 수 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IT 버블 당시 코스닥은 외환위기라는 국내 경기침체로 나스닥의 상승보다 3년 늦은 1999년에 상승을 시작했다"며 "코스닥의 랠리가 뒤늦게 시작한 만큼, 상승 속도 역시 그만큼 폭발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신산업의 폭발적 성장은 규제 개혁과 기득권 세력의 보호막 제거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나스닥의 기술주 랠리가 2~3년 더 유지될 것"이라며 코스닥이 나스닥지수와 3년의 시차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코스닥의 상승세 역시 그만큼 더 길어질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