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채용변화…'NCS' 채용으로 직무 역량 평가 강화일부 공기업 대대적인 물갈이 예고…사장 교체, 현재 진행형
  •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 회의에서 '임금피크제' 확산 관련 발언을 하는 모습.ⓒ연합뉴스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 회의에서 '임금피크제' 확산 관련 발언을 하는 모습.ⓒ연합뉴스

     
    최근들어 공기업들이 구조적으로 변화의 바람을 맞이하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는 공기업들이 한층 업그레이된 모습으로 국민들에 다가설 수 있도록 임금체계부터 채용방식까지 점점 개혁의 칼날을 꺼내들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방만경영 등 불합리한 관행개선 차원을 넘어 경영 혁신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공기업의 임금체계가 바뀔 예정이다. 현재 56개 공공기관에 도입된 임금피크제는 내년부터는 316개 전체 공공기관으로 전면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공기업 개혁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모멘텀을 찾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임금피크제'는 워크 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를 말한다.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는 것에 발맞춰 일정한 연령이 지나면 임금이 동결 또는 감축되는 임금피크제를 실시해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덜고 인건비 절감분으로 청년실업을 해소하자는 게 임금피크제 도입론의 논리다.

    실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 향후 5년간 31만여 개의 청년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업들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아낀 인건비를 청년 고용 창출에 투자했을 경우를 가정한 수치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임금피크제의 비용절감 규모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피크제 없이 정년이 60세로 연장될 경우 내년부터 2020년까지 총 107조 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한다. 56세부터 정년 연장 혜택을 본다고 가정하고 향후 5년간 정년 연장 수혜를 보는 56세 이상 정규직 근로자들의 인건비를 모두 더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한경연은 기업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절감한 비용을 청년 고용 창출에 투자한다면 총 31만3000여 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년 연장 시행 첫해인 2016년에는 3만4145명, 2017년에는 5만9226명, 2018년 이후에는 해마다 7만 명 이상을 새로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임금피크제는 고령화시대에 대비한 임금체계개편의 시작임과 동시에 청년고용 확대의 기반"이라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임금피크제가 정착되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채용변화…'NCS' 채용으로 직무 역량 평가 강화

    공기업 채용 방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젠 공기업 채용시장에서 직무와 상관없는 높은 학력이나 어학성적 등은 별 의미가 없게 된 것. 공기업을 중심으로 기존의 토익, 해외연수 등 이른바 9대 스펙 대신 직무에 필요한 역량 평가로 채용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채용 방식이다.

    NCS는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 기술 등의 능력을 국가가 산업별, 수준별로 표준화해 정리한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든 직무를 대분류 24개, 중분류 77개, 소분류 227개, 세분류 857개로 분류해 직무에 필요한 개인의 능력을 부문에 따라 1에서 최고 수준인 8까지 점수화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지원자 등이 해당 직무에 어느 정도 적합한 인재인지를 알려준다.

    이는 현장 경험보다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세태를 개선하겠다며 정부가 개발한 시스템이다. 정부는 NCS 채용 방식을 통해 '능력중심사회'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공기업 33곳이 상반기 채용에 NCS를 도입했다.

    10곳은 하반기 도입 계획을 확정했고 87곳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는 2017년까지 302개의 모든 공공기관에서 NCS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 일부 공기업 대대적인 물갈이 예고…사장 교체, 현재 진행형

    공기업 수장이 대거 물갈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잇따르면서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경영성과 부실 및 각종 비리 혐의 등 공기업 사장들이 입방아에 오르면서 공기업 개혁과 더불어 공직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사정 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수장 교체를 계기로 조직개편과 대대적인 인사로 공사 안팎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란 관측이다.

    먼저 한국가스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사장 교체가 현재진행 중이다. 

    지난 2일 이승훈 신임 가스공사 사장의 취임으로 가스공사 임원 또한 조만간 대부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뇌물수수 혐의 등 장석효 전 사장의 비리에 연루된 직원들이 많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로 공사 안팎의 개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 사장이 서울대 교수 출신인 만큼 조직 논리에서 벗어나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도 예상된다. 또한 민간인 전문가 등 외부 수혈을 통해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

    광물자원공사 또한 고정식 사장의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후임 사장 인선을 물론 후속 내부 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