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학군 우수해 대형사 '군침'
  • ▲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뉴데일리경제
    ▲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뉴데일리경제


    [르포] "글쎄 모르겠어요. 계절만 바뀐 것 같은데 1억원이 올랐어요. 호재는 분명 있지만 1억원이 오른 것은 솔직히 놀라운 사실입니다." <구반포역 인근 개업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을 나오자 8차선을 두고 양옆으로 저층 상가가 길게 이어졌다. 입시 학원과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노후화된 건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곳 뒤편으로 한강변 재건축 단지로 관심의 중심에 있는 반포주공1단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

    반포주공1단지는 1973년 12월 입주한 아파트로 총 3590가구 규모다. 이미 40년이 넘어섰음에도 뒤늦게 지어진 인근 주공2·3단지보다도 재건축이 늦은 상태다. 현재 반포주공1단지는 1·2·4주구와 3주구로 나눠 조합이 설립돼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이다. 최근 조합설립인가(3주구)를 받는 등 사업진행에 속도가 붙었다. 추후 이곳은 재개발이 완료되면 7700여 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역세권 입지에다가 지분율이 높아 사업성이 우수하다"며 "사업속도가 느릴 뿐 재건축이 완료되면 반포의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최근 반포주공1단지 매매 호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를 보면 지난 1분기 전용72㎡형은 12억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그러나 인근 개업공인중개사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매매 호가는 12억원 후반대에서 13억원을 형성하고 있다. 1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구반포역 인근 개업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반포주공1단지는 대형평형대인 1·2·4주구가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며 "이제는 소형단지인 3주구도 상승 흐름을 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뉴데일리경제
    ▲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뉴데일리경제


    특히 이 사업은 용적률 상향에 따른 층고 확보가 변수로 꼽힌다. 최근 급등한 호가 상승 이유도 '용적률 상향'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1·2·4주구 조합은 용적률을 기존보다 높은 300% 확보를 위해 서울시에 '사전경관계획 및 정비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 만약 이 안이 통과되면 반포주공1단지는 최대 45층의 초고층 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된다.

    3주구 조합도 용적률 상향을 통한 층고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의 입장이 나오는 대로 층고 확보를 위해 업무 추진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인근 개업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울시 발표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용적률 상향 계획이 집값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통과되지 않더라고 집값이 주춤은 하겠지만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대단지인 만큼 매물은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단 호가가 오른 만큼 실제 거래까지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A 개업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매매를 꺼렸던 집주인들이 조금씩 매물을 내놓고 있다"면서도 "고가인 물량에다가 호가도 붙어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개업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단지 특성상 집값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매수 시기는 가격 조정 기간에 노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는 한강변을 바라볼 수 있는 입지에다가 학군도 우수해 강남 거주를 원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 추후 재건축이 마무리되면 인근 반포자이,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와 지역을 대표하는 단지가 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시공사 선정은 내년쯤 이뤄질 계획이지만 벌써 대형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단지 인근 개업공인중개사는 "이름있는 대형사 모두가 관심을 표하고 있다"며 "이 중 몇몇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수주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 역시 "반포에서도 가장 큰 규모 단지로 랜드마크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사업성도 우수할 것으로 판단해 다수의 대형사가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