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밟기 시간상 불가능합병비율에 자산가치 반영... 관련 법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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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열린 삼성물산 주주총회 모습. ⓒ뉴데일리경제DB.
엘리엇의 여론몰이에 놀아났던 좌파 인터넷카페들이 이제는 '우선주 주총' 카드를 꺼내들며 '통합 삼성물산' 탄생을 반대하고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사실상 불가능한 우선주 주총 카드를 통해 합병을 무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의미 없는 행동으로, 주총이 열릴 가능성은 현재 '제로'에 가깝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안이 지난 17일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이로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오는 9월 1일자로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으로 출범하게 됐다.
그러나 이번 합병에 반대해 지난달 초 문을 연 네이버의 한 인터넷카페를 중심으로 일부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은 여전하다. 합병이 주총에서 결의됐지만 아직까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이들은 우선주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을 무산시킬 수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 전체 우선주의 1.5%에 해당하는 7만주만 모으면 임시 주총을 열어 합병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 같은 목표를 두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주 주총을 열기에는 시간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회계법인 한 관계자는 "합병일이 오는 9월 1일이기 때문에 2주 전인 8월 17일까지는 우선주 주총을 열어야 한다"며 "그런데 기본적 전제는 우선주가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불과 보름 만에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최선책은 법원의 법리적 판단을 받는 것인데 확정 판결이 다음달 17일 전에 나오기 어렵다"면서 "현재로선 합병 등기일인 9월 4일 후 6개월 내 합병 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선주 합병 비율에 자산가치를 포함해야 한다는 일부 주주들의 요구도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주가 삼성물산에만 있고 제일모직에는 없다 보니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자산가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식의 법조항은 없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합병 준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우선주 주총에 대해 문의하는 주주들의 전화조차 걸려오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합병을 처음 발표한 5월부터 우선주 주총을 열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통합삼성물산의 경우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의 회사로 보면 맞다"면서 "기존 사업 통합과 신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산업 등과 시너지를 낼 경우 삼성전자 수준의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합병이 주주들에게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