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역세권 행복주택 1910가구 건립 등 주민의견 수렴 예정…대규모 단지화 청신호
  • ▲ 공사가 진행 중인 수서발 KTX 출발역사 모습.ⓒ연합뉴스
    ▲ 공사가 진행 중인 수서발 KTX 출발역사 모습.ⓒ연합뉴스


    행복주택 사업 추진과정에서 국토교통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행복주택 대규모 단지화를 위해 소위 '행복타운' 조성을 추진하며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됐던 수서역세권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는 가운데 시범지구로 지정했던 서울 양천구 목동지구에서는 주민 반대로 시범사업이 결국 무산됐기 때문이다.

    24일 국토부에 따르면 KTX 수서역세권 개발방안과 관련해 해당 지역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행복주택 1910가구를 건립하는 방안에 대해 서울시, 강남구 등 관계기관과 사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협의가 완료되지는 않았다"며 "개발방안이 확정되면 주민공람 공고 등을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행복주택의 추가 용지 확보가 쉽지 않다고 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입지 여건이 좋고 개발이 가능한 부지를 공공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상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고 행복주택과 일반 분양주택, 상업·업무시설 등을 복합 개발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국토부와 LH는 우선 의왕·수서·고양·부천·인천 등 5곳을 행복타운 후보지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었다. 애초 2008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해제된 의왕지역 후보지가 가장 먼저 거론됐지만, 최근 KTX 수서역세권 사업이 시선을 끌고 있다.

    국토부는 수서~평택 간 수도권 고속철도(KTX) 출발역인 서울 수서역 일대를 공공주택과 업무시설 복합지구로 개발하기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토부는 LH가 시행하는 역세권 주거생활구역에 젊은 층 유입을 위해 행복주택 1910가구와 분양·임대 아파트 등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도 역세권개발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주변 수서차량기지 부지와 문정, 동남권 유통단지, 보금자리주택 등과 연계되도록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단계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태도다.

    국토부와 서울시, 강남구는 지난 20일 회의를 열고 그린벨트로 묶인 사업대상지 38만여㎡를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와 서울시, 강남구는 아직 구역별 세부적인 개발방안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와 강남구는 1·2·3구역을 동시에 개발하자는 의견이지만, 서울시는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는 1구역(16만여㎡)을 먼저 추진하고 2·3구역은 2단계로 진행하자며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관계기관이 큰 틀에서는 수서역세권 개발에 의견이 같고, 수서역 일대가 주변 지역 개발이 대부분 완료된 상태여서 개발압력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조만간 개발방안에 대한 합의안이 도출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세 기관은 주민공람 공고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인근 주민과의 갈등을 우려해 소규모로 행복주택 건립을 추진했던 국토부로선 행복주택 대규모 단지화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그러나 행복주택사업 추진을 위해 시범지구로 지정했던 양천구 목동 시범지구는 지난 22일 지구 지정 해제가 결정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토부는 목동 행복주택 시범지구 지정 해제를 27일 관보에 고시할 예정이다. 지역주민 등과 행복주택 건설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지 2년여 만이다.

    국토부는 목동 유수지 10만4961㎡에 행복주택 1300가구를 짓겠다며 2013년 말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해당 지역을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지정했다.

    그러나 사업은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고 정부의 가구 수 축소 제안에도 양천구는 정부를 상대로 지구지정 취소 소송을 내는 등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가 지구지정을 해제하고 양천구가 상고를 포기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여파는 이어질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유수지에 행복주택을 짓기로 한 잠실(잠실유수지)과 송파지구(탄천유수지)도 주민 반대로 지구지정 취소가 불가피할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럴 경우 유수지에 짓기로 했던 행복주택이 모두 철회되는 셈이다. 행복주택 시범지구 사업 규모는 애초 4702가구에서 2052가구로 반 토막 나게 된다.

     

  • ▲ 행복주택 시범사업 지구 해제가 결정된 서울 양천구 목동지역 사업대상지.ⓒ연합뉴스
    ▲ 행복주택 시범사업 지구 해제가 결정된 서울 양천구 목동지역 사업대상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