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아프리카 등 해외 생산기지 확대로 부품수요 증가"납품업체 선정 권한 있는 본사와의 네트워킹 강화해야" 주문

  •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제3국에서의 한일 협력 방안'이 주목 받고 있다. 코트라(KOTRA, 사장·김재홍)는 4일 '한일 제3국 상생협력 진출전략-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코트라는 보고서를 통해 "아세안, 아프리카 등 일본 기업의 생산시설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지역에서 납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일본 기업과의 협력으로 현지 납품을 확대하는 방안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기업은 제3국 진출 모델을 활용하면 시장 다변화를 통해 지역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차세대 부품 공동개발 등을 통해 산업 내 신규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투자청(BKPM)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기업은 올해 총 3억달러 규모의 대 인도네시아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스즈키(Suzuki)가 현지 공장을 추가 가동시키고 있으며, 도요타(Toyota)도 지난해부터 현지에 엔진 공장을 착공해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기업들은 해외 생산거점의 신규 수요 및 현지 저가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원가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협력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쓰비시자동차, 아이신 등 해외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구매담당자들은 코트라와의 미팅에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업체를 선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양국 기업 간의 협력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실내램프 제조업체인 H사는 스즈키 태국 현지공장으로 연간 8만2000개의 램프를 납품하는데 성공, 일본 기업과 협력해 제3국으로 진출해 있다.

     

    스즈키 측에 따르면, 생산에 필요한 금형 제작부터 제품 출하까지의 모든 공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가시화해 견적서를 제출한 것이 높게 평가됐다. H사는 향후 스즈키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스즈키 중국 공장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보고서는 또 아프리카 지역은 일본 기업의 사륜차 생산거점만 19곳이 있어 진출 기반이 확고한 데다 이들 기업이 이미 구축해 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프리카와 유럽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상훈 코트라 아대양주팀장은 "국산 차부품에 대한 일본 자동차 업계의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납품업체 선정 권한이 본사에 있는 만큼 일본 본사와의 네트워킹을 강화하면서, 일본 기업의 사업확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해 상생협력형 진출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