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구조로 과도한 확대해석 '우려'
  • ▲ 롯데그룹은 지난 5일 광복절 70주념을 기념해 제2롯데월드 건물 외관에 대형 태극기를 부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롯데월드몰∙타워 제공
    ▲ 롯데그룹은 지난 5일 광복절 70주념을 기념해 제2롯데월드 건물 외관에 대형 태극기를 부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롯데월드몰∙타워 제공

     


    최근 롯데그룹의 국적 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롯데에 대한 공세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논란은 한국롯데를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지분구조 문제에서 비롯됐다. 매출 90%이상을 한국에서 내면서 한국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일본롯데홀딩스와 광윤사가 있는 점 등이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에 소비자 단체들은 롯데 제품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고, 연말 면세점 특허 재심사에도 불똥이 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경영 전반에 적색등이 커졌다.

    이와 관련,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해석이 너무 과도하다라는 의견과 함께 일각에선 롯데가 한국 경제 발전에 얼마나 이바지 했느냐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일본 법인이 지배하는 한국롯데?…지분구조로 과도한 확대해석 '우려'

    먼저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가장 핵심적인 근거로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가 한국롯데를 지배하는 지분구조가 꼽힌다.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가 일본 법인이라는 점에서 롯데는 일본 그룹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한국롯데의 실질적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는 L투자회사, 일본 롯데홀딩스, 광윤사 등 일본 국적 기업들이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금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드는 시대에 기업의 국적을 오너 지분 등 소유 구조로만 따지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국민소득을 나타내는 일반 지표로 자국민의 해외 소득까지 포함된 국민총생산(GNP)보다 외국인의 국내 소득이 포함된 국내총생산(GDP)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듯 소유구조만으로 국적을 논하는 것 자체가 시대에 역행하는 거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롯데 측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도 외국인 지분이 훨씬 높고 외국인들에게 배당을 하지만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한국에 법인세를 납부한다는 점에서 누구도 한국 기업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며 "롯데는 한국에 뿌리내린 한국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롯데 이익 일본 유출?…일본으로 흘러간 배당액 10%에 불과 


    국부 유출문제 또한 롯데가 한국 기업이라는 논리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롯데를 일본법인이 지배하는 지분구조 탓에 "한국에서 돈 벌어서 일본으로 빼내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국 롯데그룹이 지난 10년간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일본 주주사들에 총 2486억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이같은 반응에 롯데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한·일 롯데그룹 전체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등을 통해 해마다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배당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것은 맞지만, 롯데그룹 배당액의 10% 정도만이 일본으로 갔다"고 해명했다.

    7일 롯데그룹과 금융감독원 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그룹 80개 계열사(상장·비상장사 모두 포함)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총 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 롯데 기업들이 받아간 배당금은 약 341억원이다.

    나머지 3조1659억원(98.9%)은 한국에서 세금 납부와 재투자, 유보금 등으로 활용됐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대주주와 소액주주를 모두 포함해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지급한 배당금 총액 3000억원과 비교하면 일본으로 나간 돈은 약 10% 선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국 롯데그룹의 한해 매출 84조원, 전체 배당액 3000억원을 감안할 때 한 해 340억원 정도의 일본 롯데 관계사 배당은 작은 규모"라며 "한국롯데그룹의 이익은 대부분 한국 주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 주주가 많은 포스코의 경우 1년에 외국인에게 배당되는 금액이 2600억 원 수준에 달한다"라며 "지배주주가 일본기업이라는 것만으로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 재투자, 고용창출 등 국내경제에 기여하는 순기능도 살펴봐야

    일각에서는 "롯데는 돈을 벌어서 한국에 기여하는 기업 아니냐"며 롯데가 국내경제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한국기업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를 비교해 보면 한국 롯데 계열사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2014년 기준 한국 롯데의 매출은 83조원으로 일본 롯데(4조원) 대비 20배에 달한다. 계열사 수도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한국 롯데 계열사는 80개, 일본의 경우에는 38개다.

    한국 롯데는 국내 고용 시장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롯데는 80여개의 계열사를 통해 9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가맹점 사업주와 협력사 직원까지 합치면 국내에서만 총 3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반면 일본 롯데의 직접고용 인력은 4500여 명으로 한국이 40배나 더 많다.

    롯데그룹은 5년 후인 2020년에는 직간접 일자리 창출 규모가 지금보다 60% 이상 늘어난 59만명(직접 고용 15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고용창출은 국가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책임이자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토대"라며 "롯데는 앞으로도 안정적인 고용환경을 창출해 국내 경제에 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는 또 벌어들인 수익을 재투자하면서 국내 경제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5조70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는 사상 최대인 7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가 한국에 뿌리내린 지 50여년간 재투자와 고용창출 등을 고려하면 한국에 기여한 금액은 수십조원을 넘는다고 롯데는 주장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는 한국경제발전에 기여를 많이 했으며 한국기업임이 확실하다"라며 "롯데에 대한 왜곡된 오해가 풀리고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