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의 인맥…"범 삼성가(家)의 맏형"장남 이재현 인맥…"재계 주요 인사들과 선후배 사이"장녀 이미경 인맥…"연예계의 큰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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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이맹희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고 있는 모습.ⓒ정상윤 기자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빈소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정·재계와 연예계 주요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맹희 명예회장의 화려한 인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이른 시간부터 주요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먼저 최근 단행된 특별사면에 포함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재계 총수 가운데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이어 황각규 롯데 정책본부 운영실 실장과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신 삼성물산 사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이 차례로 빈소에 방문했다.
조문 마지막날인 이날에도 재계 총수는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각 정계 주요 인사 등의 조문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따라 새삼 CJ그룹의 화려한 인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CJ(家)의 인맥은 재벌-정권-언론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다. 일각에서는 "CJ가(家)의 인맥으로도 대한민국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본지는 이맹희 명예회장의 빈소를 방문한 사회 주요 인사들을 분석해 이맹희 명예회장이 형성하고 있는 인맥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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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맹희의 인맥…"범 삼성가(家)의 맏형"
이맹희 명예회장은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장남으로 이건희 등 범(凡) 삼성과와 연이 맞닿아 있다.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이 그의 형제들이다.
실제 지난 17일 오후 이맹희 명예회장의 빈소는 범삼성가의 집결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날 조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가 인사들이 이맹희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 부회장의 어머니인 홍라희 여사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도 함께했다.
여기서 그들의 혼맥관계까지 확장시켜보면 정치, 재계, 언론을 망라한 이맹희 명예회장의 인맥은 더욱 화려해진다.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은 영남 대지주의 아들인 조운해 전 고려병원 이사장과 결혼했다. 이숙희씨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사업가이자 정치가인 정상희 전 의원의 아들 재은씨와 결혼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누나 홍라희 현 리움미술관장과 결혼했다.
지난 18일 고인과 매제 관계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은 빈소를 찾아 "그 분은 술을 못드시니까 별로 재미가 없었다"며 "음식은 아무거나 잘 먹고 굉장히 식성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 장남 이재현 인맥…"재계 주요 인사들과 선후배 사이"
이재현 CJ회장은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병철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이맹희 명예회장의 아들로서 젊은 시절부터 줄곧 경영자의 길을 걸어온 그는 재계의 주요 인사들과 친분을 닦아 왔다. 특히 그는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한 경복고를 졸업한 덕에 재계 선후배 관계가 튼튼하다.
경복고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등 많은 재계 인사들을 배출한 명문 고등학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경복고 후배다. 이재현 회장은 이들과 탄탄한 동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또 그는 고려대(법대 80학번) 출신으로 고대 출신 경제계 인사 등의 모임인 고대경제인회에도 꾸준히 참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경제인회는 현재 재계에선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재현 CJ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이 회원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허남식 부산시장 등 고위 공직자도 가입돼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 회장 재직 때부터 회원이다.
아울러 법대 출신인 이재현 회장은 법조계 인사들과도 교분이 깊다. 대표적으로 고대 법대 선배이기도 한 이기수 전 고대 총장은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씨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맡기도 했다.
◇ 장녀 이미경 인맥…"연예계의 큰 누나"
이맹희 명예회장의 장녀 이미경 부회장의 연예계 인맥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화려한 연예계 인맥으로 유명하다.
이미경 부회장은 삼성그룹 3세 기업인으로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 이맹희씨의 장녀로 현재 CJ 엔터테인먼트 & 미디어의 전문 CEO다. 현재 CGV 등 극장 및 CJ엔터테인먼트 등을 통한 영화 배급 사업, Mnet 등 방송 등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에서 국내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웍스의 제프리 카젠버그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 해외 유명 엔터테인먼트계 인사는 물론 박찬욱, 봉준호 감독, 가수 싸이 등 국내 대표 아티스트들과 각별한 친분을 자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맹희 명예회장 빈소에는 △유준상 △박찬욱 △이수만 △이정재 △이승철 △태진아 △안성기 △심형래 등 유명 스타들이 모습을 비추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이미경 부회장과의 인연으로 찾아온 조문객들이다.
지난 18일 빈소를 방문한 가수 이승철은 "이미경 CJ E&M 부회장과 친분이 있다"라며 "(이미경 부회장과의) 인연으로 이맹희 명예회장을 몇 번 뵌적 있다"라고 고인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미경 부회장은 음악, 영화 등의 활동에 관심이 커서 단순히 비즈니스 차원의 사람관리 보다 인간적인 측면에서 아티스트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며 "연예인들도 이 부회장을 업계의 큰손 정도로 생각하기 보다는 편한 누나 언니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 처남 손경식 CJ그룹 회장…"정계와 깊은 인연"
고 이맹희 명예회장의 처남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인맥도 남다르다. 손 회장은 그의 누나 손복남 CJ 고문이 이맹희 명예회장과 결혼하면서 삼성가와 인연을 맺었다.
손경식 회장은 탁월한 친화력과 온화한 성품 덕분에 정계와 관계, 재계에서 두루 인맥을 쌓았다. 지난 2005년 11월 대한상의 회장에 오른 뒤 청와대, 정부, 국회, 시민단체 등과 재계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기도 했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을 비롯해 맡고 있는 단체장 직함만 70여개에 이른다. 이를 통해 재계는 물론 정·관계와도 두루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8일 손경식 회장과 대학교 동창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이맹희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은데 이어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도 손경식 회장과의 인연으로 빈소를 방문했다.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빠져나온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몰려오는 취재진에게 "(고 이맹희 회장과) 특별한 인연이라기 보다 손경식 CJ회장이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인연이 있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이맹희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드러난 CJ가(家)의 '황금 인맥'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2세대의 혼맥과 해외까지 합치면 사회 주요 인사들과의 인맥은 더 확장될 것이란 게 재계 안팎의 목소리다.
한 재계 관계자는 "주류 사회 리더들은 학력, 혼인 등으로 정치인과 고위 관료 등과의 인맥으로 얽혀 있다"라며 "이를 통해 주류 사회 파워엘리트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