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즉각 항소할 것"

지상파가 유료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요구한 가입자당 지상파방송 재송신 금액(CPS)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나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양 측간의 CPS 협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방법원은 지난 3일 지역지상파방송사 울산방송(UBC)과 SBS가 케이블TV방송사인 JCN울산중앙방송을 상대로 제기한 '지상파재송신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지상파 방송사인 SBS와 UBC는 JCN이 지상파 콘텐츠를 계약 없이 활용하며 공중송신권과 동시중계방송권을 침해했다며 48억원과 3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를 했다. 

재판부는 지상파 측의 소송을 기각하며 "CPS 280원을 통상적인 지상파콘텐츠 사용료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과, 재전송 비용 상당액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인정되는 것, 그리고 JCN울산방송에서 상당기간 방송이 송출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으면서도 묵인해온 만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JCN울산중앙방송이 지상파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한 반소로 제기한 '전송료청구 소송'도 기각됐다.

JCN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오히려 자신들이 제공한 전송설비를 이용해 투자비용을 줄이면서 광고수익을 올렸다며 UBC, SBS, MBC에 각각 64억원, 86억원, 80억원의 전송선로망이용료를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케이블의 재전송으로 지상파 방송이 부당이득을 취한 것은 인정되나, JCN이 주장하는 광고수익에 대한 부당이득은 인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렇듯 양측 간의 소송이 모두 기각됐지만,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의 끊임 없는 논쟁거리로 작용해온 CPS가 법원에 의해 인정되지 않아 현재 진행중인 각종 소송은 물론 지상파가 요구하고 있는 CPS 인상 논쟁에도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현재 서울, 청주, 제주 등에서 진행 중인 22건(사업자 기준 56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22건(사업자 기준 56건)의 민·형사 소송과 CPS를 두고 정부가 운영중인 재송신협의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번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KBS, MBC, SBS는 권역 내의 종합유선방송사들과 가입자당 280원으로 이미 재송신 계약을 체결해 왔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법원의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즉각 항소해 지상파 콘텐츠의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