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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대우건설 분식회계 징계 결정을 또다시 미뤘다. 건설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업계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에 따르면 오는 23일 회의에서 대우건설의 징계수위에 대한 최종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 9일 증선위는 지난달 11일 자문기구인 감리위원회에서 내린 과징금 20억원 부과 결정을 두고 회의를 했지만, 대우건설의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의 소명이 길어지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대우건설은 2500억원 규모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금융당국이 수주산업인 건설업 특성을 무시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건설업 회계처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체 대우건설에 대한 회계감리를 질질 끌자 건설업계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한 건설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적한 회계 처리 방법은 건설업계에 관행처럼 적용돼 오고 있다"며 "대우건설이 분식회계로 걸린다면 향후 건설업계의 회계 처리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공사는 물건을 만들어 파는 제조업과 달리 외부 변수가 많아 미래 손실을 예상해 이를 선반영하기 어렵다"며 "특히 대형 사업이 많은 해외공사의 경우 해당 국가의 사정, 현장 상황, 발주처의 설계변경 등 외부변수가 많아 현실적으로 미래 손실을 예상해 공사손실충담금을 반영하기 힘들다"고 전했다.당장은 손실이 난 사업장이지만 어느 순간 흑자 사업장으로 바뀌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우건설 분식회계가 인정되면 국내 건설업계 전체의 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어 해외수주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해외건설시장에서 경쟁국에서 흠집 내기용으로 이를 악용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