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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이 유행할 때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음압시설을 갖춘 격리병동' 입니다."
국내 최초로 감염관리를 위한 '음압 및 격리병동모델하우스'가 10일, K-HOSPITAL Fair 2015(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메르스 확산 당시 국내 국가지정 감염음압격리시설은 19곳, 119개 병상에 불과했다.
이번에 선보인 음압격리병동 모델하우스는 의료진과 환자의 동선을 용이하게 하고 병실 내 화장실, 병실, 병실입구, 전실(前室), 복도, 병동입구, 전실 등의 순으로 압력을 높인 점이 핵심이다.
병원협회는 "많은 시설비와 공간을 필요로 하는 곳이 전실이다. 외부에서 복도로 접근할 때와 복도에서 병실로 들어갈 때 이중자동문으로 된 전실구성은 필수로, 의료진이 다니는 통로와 환자나 의료폐기물 이동 통로를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가 머물고 있는 음압격리실에서는 공기 흐름을 파악해 환자 및 의사 동선은 물론 공기배출구 위치까지 설계해야 바이러스 전파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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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전시된 모델하우스의 경우 복도 및 의료진이 착·탈의 하는 공간에는 +2pa의 압력을 유지하는 반면 이중 격리 차단문과 환자와 의료진이 만나는 복도는 -2pa, 전실(前室)은 -3pa, 격리병동은 -4pa를 유지해 오염된 공기의 유입을 단계별로 차단했다.
병실 내 환자가 이용하는 화장실의 경우에도, 한 공간에 위치해 있으나 음압은 한 단계 더 낮은 -5pa를 유지해 상대적으로 오염된 세균이 유입될 가능성을 막았다.
박람회에 참가한 공조냉동기술개발 주식회사 이테크 이승민 사장은 "감염병 확산의 주 원인이었던 비말로 인한 호흡기 감염은 이 같은 공조시스템(공기조화, air conditioning)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며 "'헤파필터(Hepa filter)'를 통해 감염의 원인이 되는 균을 향균해 한 데 모아 바깥으로 배출하기에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두꺼운 보호구로 인한 의료진의 탈진을 예방하기 위한 근무 여건 개선 노력도 눈에 띄었다. 에볼라 당시 사용했던 두꺼운 보호구의 C등급과 D등급 보호구를 모두 비치했으며, 손 씻는 공간을 넘어 샤워부스까지 설치했다. 또 KIMO 사가 개발한 운송보호시스템인 무인운반로봇 'Sbot2'를 이용해 검체 운반 사용을 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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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병원협회 정영진 사업위원장은 "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 등 의료진들도 음압병실·멸균병실·격리병실 등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모델하우스 전시장을 통해 각 병실의 차이점을 정확하게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또 "지난해 수술실·입원실 모델하우스를 선보였던 콜라보레이션관이 올해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격리병동을 선보여 많은 의료진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음압격리병동 모델하우스'는 LG하우시스, 트래콘건설, 퍼시스 등 건축·인테리어 전문업체와 JW중외메디칼, 조선기기, 케이엠헬스케어, 필립스 등 국내외 의료기기업체들이 참여했다.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는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하며, 10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