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바일란트 "자금력 탄탄, 한국에 지속적 투자…향후 중저가 제품도 선보일 것"경동나비엔 "세계 시장서 기술력 인정받아…고가 제품 출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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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보일러 시장을 놓고 세계 1위 업체와 국내 1위 업체간 불꽃튀는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독일 바일란트가 국내 시장 공략 본격화를 선언한 가운데 국내 1위 업체인 경동나비엔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일란트는 14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가스보일러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현재 전세계 20개국이상 지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75개국에 연간 약 170만대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연매출은 약 24억유로(3조1000억여원)에 달한다.

     

    국내 보일러 업계 1위 업체는 경동나비엔이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매출 4290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2위인 귀뚜라미보일러(매출 2865억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게다가 1994년 러시아에 처음으로 보일러를 수출한 이래 유럽 기반의 세계 유수의 보일러 브랜드들을 제치고 현재 러시아 벽걸이형 가스보일러 부문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세계 시장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11일 보일러 업계에 따르면, 바일란트는 전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바일란트코리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내 보일러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이날 처음으로 방한한 칼슨 보크란더 바일란트 총괄 회장은 "한국에는 아직 프리미엄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지만 가능성을 보고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며 "140년간 기업을 운영해온 만큼 자금력이 탄탄하다. 인내심을 갖고 한국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일란트가 진출한 국가 중 시장점유율이 10% 이하인 곳이 없다"며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인 목표는 '시장 점유율 10% 달성'이며, 단기적으로는 '탑3'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바일란트의 국내 시장 본격 진출로 국내 1위 경동나비엔과의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칼슨 보크란더 회장도 "경쟁사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쟁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 경쟁도 존중한다"며 경동나비엔과의 경쟁을 예고했다. 그는 이어 "품질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다. 경쟁 속에서도 품질과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확신을 줄 것이다. 실력으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바일란트와 경동나비엔간 1차전은 프리미엄 보일러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일란트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은 콘덴싱 보일러인 '에코텍(ecoTEC) 시리즈'. '에코텍 시리즈'의 가격은 260~330만원대(VAT 포함: 악세사리 및 설치비 별도)로 80만~100만원대인 국내 업체의 제품보다 3~4배 정도 비싸다. 

     

    손유길 바일란트그룹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아직 프리미엄 보일러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며 "지금은 제품의 가격이 바싸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프리미엄급 서비스와 제품의 품질을 고려한다면 결코 비싼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경동나비엔도 프리미엄 시장을 가만히 앉아 바일란트에 넘겨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바일란트에 비해 결코 품질 경쟁력에서 뒤쳐지지 않는 만큼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 선보인 제품을 통해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조만간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고 밝혔다.

     

    1차전에 이어 펼쳐질 2차전은 중저가 제품으로까지 확대돼 승자를 겨룰 전망이다.

     

    바일란트 클라우스 예쎄 해외총괄 사장은 "한국의 가정용 가스보일러 시장 규모가 연간 100만대라고 할 때 우선 상위 1% 시장을 확보하고, 점차 시장 점유율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칼슨 보크란더 회장도 "수요의 특성을 반영해 장기적으로는 낮은 가격의 제품도 제공할 것"이라며 "더 장기적으로는 한국에도 중국처럼 생산기지를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