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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저금리로 저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은행이 수익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은행권 관계자들은 투자 부문 수수료 수익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고, IT산업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3일 서울 YWCA 회관에서 '국내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익구조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은행권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교수, 강경훈 동국대학교 교수, 김종현 국민은행 상무, 우영웅 신한은행 IB본부장,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 장경훈 하나금융지주 전무,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 과장 등이 참석했다.
먼저 김종현 국민은행 상무는 IT기술을 활용해 국내은행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를 하나의 사례로 들고, 현금자동화입출금기(ATM)의 비용절감에 대해 설명했다.
김종현 상무는 “연간 ATM기 1대당 166만원 정도가 손실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은행들이 공통으로 ATM을 관리하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일례로 OTP는 하나를 마련해두면 시중은행에서 전부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최근 국내 은행들이 핀테크 기술 도입으로 홍채, 정맥, 지문 등 다양한 생체인증방식을 ATM에 도입한다고 하는데 이를 따로 연구하는 대신 공동표준인정제도를 마련하고 운영한다면 향후 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국내 은행들의 장기 해외 투자를 지원해 수익을 강화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우영웅 신한은행 IB본부장은 “일본 은행들과 비교해보면 국내 은행은 글로벌 인프라 투자 측면에서 장기 투자를 유치하고 끌고가기에 외화유동성 규모가 부족하다”며 “정부가 지난해 외화경영기금 150억 달러를 동원해 국내 수출 기업을 지원해준 사례가 있는데, 은행의 외화자산 활용 여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영웅 본부장은 “신한은행 데이터를 활용해봤을 때 일반 고객 금융자산의 총자산이익률(ROA)는 0.8고, IB자산은 1.4%의 ROA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결국 IB쪽 역량을 강화하고 자산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은행의 수익성을 늘리는 방안”이라고 언급했다.
수익 규모에 대한 고민이 은행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것보다는 은행권 자체에서 논의되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은행들이 경쟁을 통해 시장 내 점유율을 늘리는 것보다 시장 규모를 키우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임일섭 우리금융연구소 실장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펀드 상품이나 방카슈랑스를 금융소비자들에게 판매해 수익성을 올릴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개별 은행 차원에서 볼 때 시장 점유율을 늘리데 효과적이다. 다만 이는 은행들의 수익성을 증대시키는데 있어서는 본질적으로 달라질게 없다”며 “개별 은행들의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은행권 전체로 수익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일섭 실장은 “결국 비이자이익 관련 시장이 커지는 데 있어서는 부분적으로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기존의 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 획득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의 질을 개선해 은행권의 수익성을 전반적으로 개선하자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