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거래서 6만1500원에 거래, 1년 사이 3배 이상 급등시가총액 1조3780억원, 아시아나보다 3000억원 이상 많아
  • ▲ ⓒ제주항공
    ▲ ⓒ제주항공

     

    LCC(저가항공사) 최초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제주항공이 상장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장외거래시장에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시가총액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넘어서며 코스피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것. 유가와 환율이라는 대외적인 변수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실적이 수직 상승하고 있는 것이 투자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올 하반기 IPO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거래시장인 K-OTC에서 제주항공 주가는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6만15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조3780억원에 이른다.

     

    1년 전 주가가 1만8600원이던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지난 16일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 상장이 임박해지면서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1만원 이상 올라 그 열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상장 이후 주식 매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미리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이미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23일 종가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전일 대비 130원 하락한 52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조282억원에 불과해 제주항공보다 3000억원 이상 적다. 물론 국내 1위인 대한항공 시가총액(2조2872억원)에는 못 미친다.

     

    ◇올해 영업이익 360억원 목표, 상반기에 85% 달성

     

    제주항공이 이처럼 상장하기 전부터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주가가 고공공행진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실적이 아주 좋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2005년 설립된 저가항공사이다. 애경그룹의 지주회사인 AK홀딩스(68.4%) 외 3인이 84.8%를 보유하고 있다. 안용찬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과 최규남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제주항공은 2011년 이후 4년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개별기준으로 매출액 5106억원, 영업이익 295억원, 당기순이익 3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1%, 영업이익은 94.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2868억원, 영업이익 307억원, 당기순이익 323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23%, 당기순이익은 673% 급증했다. 실적 상승세가 얼마나 가파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비용 측면에서 항공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유가와 환율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실적이 수직 상승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매출액 6400억원, 영업이익 36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영업이익은 이미 목표치의 85%를 달성한 것이다. 무엇보다 올 상반기에 누적적자에서 벗어난 것이 투자자들의 뒷맛을 개운하게 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1월 창립 10주년을 맞아 매출 기준으로 연평균 20% 성장을 통해 2020년 매출 1조5000억원 달성 등을 목표로 하는 미래비전 ‘S.T.A.R.T. 2020’을 발표하기도 했다.

     

    ◇신주 350만주 발행, 11월 초쯤 코스피 상장 예정

     

    제주항공 상장의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수요예측과 청약 일정 등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11월 초쯤에는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AK홀딩스는 지난 23일 제주항공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신주 350만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기명식 보통주 350만주(액면가 5000원)는 우리사주 20%, 일반청약 20%, 기관투자자 60%에 배정될 예정이다. 

     

    제주항공의 발행주식수는 2240만6758주이다. 구주매출 수량은 미정이다. 발행가격은 향후 수요예측 결과를 통해 결정되며, 일반공모 청약시 실권주가 발생하면 인수단이 떠안기로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제주항공의 발행가격이 1만5000~2만5000원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진혁 SK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이미 장외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수준이기 때문에 상장 이후 PER(주가수익비율)이 최소 20배 이상이 되더라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최대 LCC라는 프리미엄과 성장성, 실적을 감안하며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