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고심 끝에 나온 결과…동대문 활성화는 터줏대감 두산의 선관의무""구슬도 꿰어야 보배…수만개 창의적 디자인 정보있는 동대문, 재단이 실·바늘 역할할 것" 강조
  •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26일 서울 동대문 두타에서 열린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서 "재단 출범은 시내면세점 유치를 위한 전략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시내면세점 유치를 위한 전략일 것이라는 시선이 많을 텐데, 면세점 유치 노력이 계기가 됐음을 부인하진 않겠다"면서도 "역사가 100년이 넘는 기업으로서 역사의 진보를 위한 책무를 실현하는 데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동대문 상권의 발전 계획을 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대문 상권이 시들어가는 것이 안타까워 돔구장을 짓자고 건의한 적이 있다. 매일 4만명의 내장객이 방문하는 야구장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경기가 살아날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야구단을 운영하는 기업의 목소리였기에 사장될 수 밖에 없었다.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내면세점 유치와 상관없이 두산은 재단이 최선의 성과를 완성하는데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앞으로 민·관·학 협력을 통해 동대문 지역발전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초기재원은 두산그룹이 출연한 100억원과 박용만 회장이 사재를 털어 마련한 100억원 등 모두 200억원이다. 

     

    박 회장은 "두산이 동대문 두산타워 이전해 온 것은 IMF 파고를 넘은 직후인 1999년 말이었다"며 "두산타워가 완공된 것을 보며 수없이 눈물을 흘렸다.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이어 "두산타워로 이사하기 전에는 을지로 입구에 사무실 있었는데, 그기서 보는 풍경은 빌딩숲과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전형적인 선진국의 모습이었다"며 "두산타워로 이사한 후 집무실에 가장 먼저 본 모습은 땀에 베인 동대문 상인들의 활기찬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상업을 대변하는 동대문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바라보며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며 "선관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가 올바른 대기업으로서의 삶이라 생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아울러 "동대문에는 수만개의 개인디자이너 점포가 있다. 창의성을 기반을 둔 콘텐츠가 어떤 지역보다 많은 곳이다. 상공업을 100년 이상 이어온 지역이기에 만들고, 팔고, 배송하는 철학이 깊고 넓다"며 "지역적으로 봐도 4대문 안 가장 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홍대, 이태원, 북촌과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는 관광자원과 상업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자원이 갖춰져 있음에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는데, 보배는 다 준비됐다. 실과 바늘로 꿰는 일만 남았다. 이것이 바로 재단이 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면세점 유치 성공 여부와 관계 없이 동대문의 터줏대감이자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동대문 상권 발전 계획을 지켜나갈 것"이라며 "많이 아껴주고 응원해 달라"고 밝혔다.

     

    최근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들의 두산 면세점 입점의향서(LOI) 진위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회장은 "의향서가 가짜가 있겠느냐"며 "오랜 신뢰관계로 인해 빨리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년간 이어온 인연으로 우리가 요청했을 때 우리 콘텐츠에 대한 파워를 믿는 것"이라며 "우리 콘텐츠에 대한 신뢰 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