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영향 "요우커 등 항공수요 '일본-동남아' 분산 악영향 끼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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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유가 상태가 이어지면서 3개월 연속 이어진 유류할증료 '0원' 효과와 10월 요우커의 '한국러쉬' 등 각종 호재에도 불구하고 항공업계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전망이다.

    메르스와 엔저 여파로 2~3분기 중 국내외 항공 수요가 일본 및 동남아 지역으로 분산되고 가격 경쟁 또한 심화됐기 때문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월에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가 '0원'으로 책정됐다. 2009년 3∼8월 6개월간 유류할증료가 0원을 유지하다가 6년 만인 지난 9월 유류할증료가 다시 0원으로 내려간 이후 석 달째다.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항공유의 갤런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부과하고, 150센트 밑으로 내려가면 부과하지 않는다. 10월 유류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8월16일∼9월15일 싱가포르항공유의 평균값은 갤런당 137.04센트로, 150센트 밑이 였으며, 9월 할증료의 기준이 됐던 7월16일∼8월15일 평균값은 갤런당 146.2센트였다.

    11월 유류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9월 16일부터 10월 15일 싱가포르항공유의 갤런당 평균값은 142.06센트다.

    이러한 저유가 흐름에 따라 업계는 항공업계 3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특히 지난달부터 메르스 여파로 한국을 외면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다시 찾기 시작했고, 중국 정부가 중추절(9월26~27일)과 국경절(10월1~7일) 연휴 사이 3일을 자율휴가로 권장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정확한 집계 수치를 말해주진 않았지만, 이번 중국 국경절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는 20만여명에 달했으며, 이는 지난해 국경절 연휴 대비 약 30% 증가한 규모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오는 실적 반등에는 성공할 수 있으나, 당초 기대치보다는 못미친다는 분석이다.

    상장기업분석사이트 에프엔가이드의 3분기 실적 가이던스 집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은 3조672억원, 영업이익 2601억원, 당기순손실 19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8.6% 증가한 것으로 점쳐지나, 이는 3개월 전 예상 실적보다 17.7% 감소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 3분기 매출은 1조4509억원, 영업이익 744억원, 당기순손실 23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13.24%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으나, 3개월 전 예상실적과 비교하면 38.46% 줄어든 수치다.

    이에 대해 업계는 국내외 여행 수요 증가로 3분기 실적 반등이 점쳐지긴 했으나, 엔저 여파로 항공 수요가 일본 및 동남아로 분산되면서 실적 회복이 기대치보다 밑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저유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고, 엔저 영향까지 더해지며 관광객들의 여행수요가 일본 및 동남아로 상당 부분 옮겨간 것으로 파악된다"며 "실적 반등에 따른 흑자 전환은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지만, 수요 분산으로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환율 상승세 등의 외부 요인들이 실적에 주요 변수로 작용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항공업계가 외부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3분기 항공업계가 각족 호재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당초 전망보다 하회할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국인 출국 수요는 국내외 저가항공사들과의 경쟁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 타겟층인 요우커의 해외 여행 수요 역시 엔저 영향에 따른 일본 지역 선호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풀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저가항공사들이 확보하기 어려운 대형기와 차별화된 기내 서비스를 통해 장거리 여행 및 환승 수요 등에서 수익성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