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경제 휘청…인프라 구축 지연돼
  • ▲ CSP제철소 전경ⓒ동국제강
    ▲ CSP제철소 전경ⓒ동국제강


    동국제강의 숙원사업이던 브라질제철소 용광로 가동이 내년으로 연기됐다. 최근 원자재 가격 급락, 환율 붕괴 등으로 브라질 경제가 크게 휘청이며 현지 주정부가 약속했던 각종 인프라 건설이 계획보다 늦춰진 탓이다.

    동국제강은 4일 브라질제철소 CSP(뻬셍철강주식회사)의 가동이 오는 2016년 2분기로 연기됐다고 4일 발표했다.

    총 54억6000만 달러가 투자된 CSP는 세계 최대 철광석 회사인 발레와 동국제강 포스코가 각각 5대 3대 2의 비율로 투자해 만든 합작사다. CSP 운영을 맡는 동국제강은 당초 오는 12월 말 화입(火入)을 예정했었다.       

    동국제강 측은 "10월말 기준 CSP의 종합공정률은 95.7%"라며 "당초 계획대비 평균 3.7%p 뒤쳐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브라질 주정부가 건설을 약속한 각종 인프라 건설이 예정보다 10% 이상 뒤쳐졌다는 점이다. CSP가 브라질 북동부지역 최대 외자 유치사업인 만큼 세아라주(州)는 철광석 하역 시스템과 슬래브 운송 도로, 교량 건설 등을 지원키로 했었다.

    이는 브라질 경제가 최근 국제신용평가사들로부터 연이어 국가신용등급을 강등당할 정도로 재정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바닥을 친 원자재 가격의 반등 기미가 없고, 헤알화 가치 역시 1년새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등 상황에서 주정부의 자금사정 역시 원활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공사 현장에서의 불온전한 노동 환경과 당초 계획과 상이한 행정 절차 등도 공기 지연에 한 몫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철강시황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동국제강 또한 CSP의 가동을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뒤쳐진 공정을 따라잡기 위해 자원을 추가 투입하고 조업을 단축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인프라 완공 없이 공장을 정상 가동할 수 없어 용광로 가동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가동을 서두르기 보다는 조업 안정성을 높여 고품질의 슬래브를 생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8월부터 포항 2후판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당진공장(연산 150만t)으로 모든 후판사업 역량을 집중했다. 1년간 CSP에서 생산되는 300만t의 원자재(슬래브) 중 160만t을 국내로 들여와 글로벌 일관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CSP 운영을 통해 매출증대 원자재 조달 비용절감 등의 시너지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