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245만주 매입 발표후 주가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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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만에 다시 자사주를 매입 중인 삼성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사주 매입 완료 후 주가 하락을 경험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삼성증권의 이번 자사주 취득이 주가안정화 등의 표면적 목적 외에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당초 발표 시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는 점은 호재가 될 수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삼성증권은 내년 1월 22일까지 총 245만주(지분율 3.2%)를 장내에서 매입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증권의 이사회 결의일인 10월 21일 종가(4만8500원) 기준으로 총 투입 예정 금액은 1188억2500만원이다. 올해 반기 보고서 기준 삼성증권의 자기자본 3조5700억원 대비 약 3.3% 규모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10월 23일부터 내년 1월 22일까지 총 63거래일간 245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하게 된다. 하루 최대 매수 수량은 24만주(10%) 이지만 하루 24만주를 장내에서 한번에 매수할 경우 주가 변동폭이 커질 수 있어 매입수량을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전일(9일)을 기준으로 삼성증권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지 12거래일, 약 5분의 1이 경과됐다.


    반면 삼성증권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이후 주가는 하락세다. 9일 삼성증권 주가는 4만6600원으로 마감하며 이사회에서 자사주 매입을 결의한 지난달 21일 종가 4만8500원 대비 약 4%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자사주 매입 발표 시점부터 종료시점까지 주가가 하락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10월에도 삼성증권은 220만주의 자사주를 3개월에 걸쳐 취득한 바 있다. 자사주 매입 발표 당시 4만7000원대였던 삼성증권 주가는 자사주 매입 완료 시점인 올해 1월 20일 4만3000원대로 오히려 주가가 뒷걸음질 쳤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주가부양을 주 목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하기 때문에 대규모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한 이후 오히려 주가가 하락할 경우 경영진들의 실망감은 클 수 밖에 없다.


    삼성증권 역시 올해 자사주 매입 목적을 ▲주주 친화적 자본정책 기조 견지 ▲주가 하락에 따른 주가 안정화 조치 필요 ▲적정 자기자본 관리를 통한 자본 효율성 제고로 하고 있다. 아직 판단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삼성증권 역시 '주가 하락에 따른 안정화 조치 필요'를 목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면 현재로서는 목적달성에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업계는 삼성증권이 자사주 취득발표와 주가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고 있다.


    특히 삼성증권 외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생명(7085억원)·삼성화재(5300억원) 등 삼성 금융계열사 차원에서 대대적인 자사주 취득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1조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키로 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증권 역시 그룹 차원의 전방위적 자사주 매입 러시에 동참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에 나선 것이라면 주가 하락은 기존 계획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취득할 수 있어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그 자체로 소액주주들에게 주주 친화정책을 유지하는 한편 금융지주사의 모습을 갖춰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며 "이같은 관점에서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삼성증권 입장에서는 악재로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사주 총 245만주를 매입키로 한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 결정 시점 종가에 비해 주당 1000원(2.0%)만 떨어지더라도 24억5000만원의 금액을 절약하게 되는 셈이다. 반면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주가가 이에 화답해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삼성증권의 자사주를 매입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기존에 비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 발표시점 대비 현재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회사측이 판단을 내리기는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그룹 내 상장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소집해 각사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번 자사주 매입은 전 계열사 주주가치 제고방안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