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게임 트렌드 반영 등 새로운 시도 부족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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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게임 축제인 '지스타'가 2년 연속 20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유치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대형 게임사 다수가 불참하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점과 변화하는 게임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시도가 부족했다는 점 등은 단점으로 지적됐다.16일 지스타 주최기관인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에는 11년 역사상 최대 규모로 전세계 35개국 633기업이 참가했으며 총 21만여 명(폐막 1시간전 20만5966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이는 전년 대비 3.6% 증가한 규모로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의 행사 기간 중 이틀 동안 비가 내렸음에도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는데 성공한 셈이다.일반 관람객은 개막일인 12일 3만4813명, 13일 4만3330명, 14일 7만4423명, 15일 5만7000여명(오후 5시 현재) 방문했으며 비지니스관(BTB)을 찾은 유료 바이어 수도 전년 대비 7.5% 증가, 1781명을 기록했다.기조연설, 특별세션, 일반세션 등 17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 국제 컨퍼런스에는 300여명에 달하는 업계 전문가와 관련 학과 학생들이 참가했다.중소 게임개발사와 스타트업 마케팅 지원을 위한 게임 투자마켓에는 15개 투자사(네시삼십삼분·소프트뱅크벤처스·엔씨소프트 등)와 28개 개발사(드림로스팅·루더스501·펜타게임 등)가 참여, 이틀동안 120여 건의 투자 상담이 이뤄졌다. 게임기업 채용박람회에도 22개 기업과 구직자 1535명이 참여했다.다만 전시관 규모와 참가 기업이 역대 최대인 것에 비해 관람객들에게 실제적인 체험의 기회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대형 게임사들의 참여가 부족했다는 비판은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넥슨과 엔씨소프트, 모바일게임사 네시삼십삼분(4:33),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 등이 대표 참여 게임사로 나머지 전시관은 중소 게임사나 대학교, 아케이드 부스 등에 불과했다.넥슨은 300부스로 참가, PC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시연 부스를 대대적으로 마련했으며 엔씨소프트는 100부스로 참가했지만 절반 가량은 전시 위주로 진행했으며 외부에서 e스포츠 대회와 뮤지컬 공연 등으로 부대 행사를 마련했다. 그리고 SCEK가 플레이스테이션을 활용한 콘솔 게임과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기기를 활용한 게임 체험존을 마련했으며 4:33이 작은 규모로 모바일 게임 시연 존을 마련, 관람객들의 참여를 이끌었다.하지만 이들로는 20여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취재 결과 지스타 관람객들 중에는 '실망했다'는 반응도 적잖았다. 볼 거리가 확실히 줄었다는 것이다.첫 날 지스타에 방문한 김지호씨(18세)는 "넥슨이 가장 많은 공간 할애하며 대규모의 PC온라인 게임과 모바일게임 시연 존을 마련하지 않았다면 특별히 볼 게 없었을 것"이라면서 "게임을 좋아해 매년 오지만 올해만큼 실망스러운 적은 없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또한 3년 연속 지스타에 방문했다는 이선호씨(24)는 "몇년 전만 해도 다양한 업체가 참가해 볼 것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돌아보니 별 것 없는 것 같다"며 "실망했다"고 꼬집었다.이처럼 게임사들이 불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전 대비 실적이 좋지 않은 대다 참가 비용 대비 이렇다 할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지스타는 PC게임 위주로 열렸는데 모바일게임이 대세로 자리하면서 시장이 축소돼 전시 참여에 대한 효율이 떨어지고, 반면 모바일게임은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전시관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는 추세다.이와 함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한 '모바일게임'의 전시는 기존 틀을 벗어나지 못해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모바일게임 특성을 반영하기 보다 PC게임과 비슷한 구조로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이에 지스타 운영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한 게임사 관계자는 "기존 방식 그대로 간다면 참여사들은 계속 줄고 관람객들은 결국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며 "지스타는 이제 마케팅 수단이 아닌 게임 유저들을 위한 진정한 축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올해 네시삼십삼분이 모바일게임 전시에 대한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기는 했으나 명확한 해답이라고 하긴 어려운 것 같다"면서 "어떻게 해야 모바일게임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어떤 것이 모바일게임에 어울리는 전시 방법인지 업계 모두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