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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사진)이 배임·횡령으로 실형 선고를 받음에 따라 이 회사의 경영정상화 작업도 탄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황 침체 지속으로 유래없던 위기를 겪던 이 회사는 본사 사옥 매각, 사업구조 재편, 인적 쇄신 등 고강도 자구책을 통해 최근 힘겹게 적자늪에서 벗어났다.
정부 차원의 취약 기간산업 구조조정이 논의되는 가운데, 정상궤도 진입 갈림길에 선 동국제강은 초유의 총수부재 사태를 맞으며 재차 불안에 떠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는 19일 장 회장에게 징역 3년6개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5억1000만원을 선고했다.
장 회장은 지난 5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과 상습도박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 기소 됐다. 당초 검찰이 마녀사냥식으로 여론몰이를 했던 상습도박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장 회장 부재가 장기화되며 동국제강이 추진 중인 각종 사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당장 표면에 드러난 것은 브라질 CSP제철소 준공이다.
CSP는 세계 최대 철광석 회사인 발레와 동국제강, 포스코가 각각 5대 3대 2의 비율로 투자해 만든 합작사다. CSP 운영을 맡는 동국제강은 연간 생산되는 300만t의 원자재(슬래브) 중 160만t을 국내로 들여온다는 계획인데, 이로 인한 매출 증대 및 원자재 조달 비용 절감 효과만 1년에 1000억원 이상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당초 12월로 예정됐던 화입(火入)은 내년 2분기로 연기됐다. 브라질 주정부가 약속했던 각종 인프라 건설이 지연됐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지만, 이 사업을 10여년간 추진하며 현지 관계자들과 유대를 다져온 장 회장의 부재로 인한 결과로 업계는 분석한다.
CSP 준공 연기로 예상되는 손실만 약 1억1300만달러(약 1325억원) 수준으로 동국제강 측은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최악의 불황을 넘기냐 마느냐의 중대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라며 "총수부재 장기화로 위기가 심화된 다른 기업들의 전례가 있듯 동국제강은 장 회장의 역할이 어느때 보다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