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두산 "주변상권 되살리겠다"··· '상생경영' 내걸어 남대문, 작년 외국인 방문 7위로 하락
  • ▲ ⓒ신세계백화점 본점
    ▲ ⓒ신세계백화점 본점

    남대문과 동대문 일대에 면세점이 들어서게 되면서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새로운 면세사업자로 선정된 두산과 신세계가 '통 큰' 투자와 함께 상생 경영 을 내걸어 침체된 두 시장을 되살리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봄 동대문 시장과 남대문 시장에는 각각 두산과 신세계가 면세점을 열게 된다.  신세계와 두산은 면세점 후보지로 회현동 센세계백화점 본점과 장충단로에 위치한 두산타워를 내걸었다.

    업계는 각 지역에 새 면세점이 들어서게 되면 관광객들의 유입 증가로 인한 상권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대문과 동대문 시장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내 대표 전통시장이지만 최근 몇 년 침체를 거듭하고 있어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남대문 시장은 2003년만 해도 1위였던 외국인 관광객 방문 비율이 명동·동대문시장 등에 밀리며 지난해 7위로 하락했다.

    이러한 점에서 명동의 롯데와 장충동의 신라 면세점 가운데 위치한 신세계면세점이 외국인 방문객의 발길을 잡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주변 상인들도 면세점을 찾는 관광객들로 매출이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는 면세점을 통해 도심관광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지역사회 및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10대 관광인프라 개선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향후 5년간 530억 원을 투자해 서울 도심관광개발에 힘쓰면서 남대문 시장을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육성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신세계 면세점은 명동과 남대문을 잇는 중요한 매개체로 명동과 남대문이 하나의 커다란 관광특구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대문에 들어서는 두산 면세점을 향해서도 상권의 분위기는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동대문 역시 연간 외국인 방문객이 710만 명으로 명동(850만 명)에 이어 가장 많이 찾는 곳이지만 지출 규모는 명동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한 때 연간 시장 규모가 20조 원에 달했으나 지금은 2/3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여기에 두산그룹이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해 밝힌 투자 계획은 기대를 높이게 한다.

    앞서 박용만 그룹 회장은 지난달 동대문 상권 활기를 되살리기 위해 사재 100억 원과 그룹의 100억 원을 더한 총 200억 원 규모를 투자해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출범시켰다  두산은 연간 700만 명이 찾는 동대문을 90년대 후반의 전성기 이상으로 이끄는데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반면 일각에선 상권 자체가 현대식 시장에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남대문 시장은 서울의 대표 재래시장으로 매력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음에도 관광객 방문비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신세계백화점까지 들어서면 상권자체가 화려한 쇼핑지에 묻혀질 수 있어 정체성을 지키려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