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순이익, 작년 연간 실적 돌파…장승철 사장 입지 공고AM·IB 부문 호실적 이끌며 효자 역할 맡아
  • 올들어 증권사들의 전년대비 실적개선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하나금융투자 역시 순항 중이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장승철 사장의 연임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관측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현재 AM·IB·S&T 3개 사업부문으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AM(자산관리부문)은 리테일과 홀세일을 총괄하고, IB본부는 자본시장본부와 투자금융본부로 나눠 기업금융 업무 전반을 수행하며 기업의 자금조달 및 M&A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S&T 부문은 채권, 파생상품의 공급과 헷지 운용 및 회사의 자기자본 투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들어 3분기까지 전년대비 대폭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하나금융투자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106억원으로 지난해 1년 동안 기록했던 963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294억원으로 전년대비 369억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연초부터 상반기 동안 이어진 증시 활황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또 하나금융지주가 3분기까지 1조2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총 당기순익의 10% 이상을 담당한 하나금융투자는 KEB하나은행 다음으로 지주 내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11월 하나금융투자 IB부문 사장으로 영입, 지난해 3월 통합 대표이사로 선임된 장승철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에도 다시 한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지난 3월 하나금융투자 주주총회에서 1년 연임이 확정됐던 장 사장의 임기 만료일은 내년 3월 31일로, 임기가 만료되기 이전 주총을 통해 다시 재신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이사는 지난해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 정해붕 현 하나카드 사장과 함께 나란히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김정태 회장이 3년간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공로를 인정받으며 올해 초 연임결정 역시 일사천리로 진행돼 장 대표이사의 존재감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이름을 올린 자체가 지주 내의 탄탄한 입지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주 회장의 임기가 3년이고,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에도 미치지 못했던 지주사가 올해는 3분기 만에 누적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실적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장 대표 역시 당분간은 지주 내 인사이동보다는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회사가 1년6개월 만에 희망퇴직을 재실시한다는 점, 지난 7월 회사 HTS가 오전 내내 전산 장애를 일으켜 고객들과 크고 작은 분쟁이 진행 중인 점 등은 연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로 꼽힌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IT업무 전체를 하나INS에 위탁하고 있기 때문에 HTS 장애를 회사 자체의 문제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AM·IB·S&T 부문도 전산사고와 연관성을 찾기는 힘들어 보이고, 현재 금감원에서 책임소재를 가리는 중으로 당국의 결과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AM·IB·S&T 세 부문으로 나눠진 사업부문에서는 3분기까지 나온 성적이 다소 차이를 보인다. 세 부문 대표 모두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양제신 부사장은 AM부문의 호실적으로 하나금융투자는 물론 지주 내에서도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14년 하나은행 리테일본부장에서 증권으로 자리를 옮겨온 양 부사장은 은행권에서도 자산관리 영업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왔으며, 하나금융투자에 부사장직제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AM대표직을 담당하며 자산관리 영업 총괄을 담당 중인 양 부사장 입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증시호황의 행운도 따랐다.


    9월 말 기준 고객예탁금은 전년말대비 36%가 증가한 22.0조를 기록했고, 2015년 누적 기준 거래대금(주식, ETF, ELW, ETN)은 전년 동기간대비 54% 증가한 10.0조를 기록했다. 브로커리지 순수탁수수료(제비용 차감 후)는 전년대비 50% 증가한 1175억원을 시현했다. 또 금융자산 수탁고는 전년말대비 1.6조 증가한 41조8000억원(AM 기준)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10년 현대증권 IB본부장을 마치고 하나금융투자로 옮겨온 이후 2014년부터 IB부문 대표로 재직 중인 주익수 전무도 올해 성과가 좋았다. 하나금융투자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왔던 IB부문은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B부문은 지난 2분기 150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146억의 일반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양호한 실적을 지속하고 있고, 월평균 영업이익 역시 지난 분기에 이어 50억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분기 중에는 M&A(대한전선, 동양생명), IPO(파마리서치프로덕트, 제너셈) 등의 실적이 개선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인수금융 및 부동산금융 실적을 만회했다. 또 중대형 딜이 3분기 중 크게 증가했고, 4분기에는 인수금융, 에너지/인프라 및 IPO 부문에서 대형 딜클로징이 예정돼 있어 현재까지 결과와 전망 모두 밝다.

     

    S&T 부문은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부진했지만, 타사에 비해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OTC(장외시장)는 3분기 누적 기준 총 83조원이 발행되며 누적기준 업계 4위(8.6%)를 유지했지만 Trading 부문에서 홍콩항셍지수 급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3분기 Trading 수익은 전 분기(120억) 대비 19% 수준인 23억으로 대폭 축소됐다. DLS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13.8%)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4분기 파생상품 운용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9월 사명을 변경했다. 또 하나·외환은행 통합으로 KEB하나은행이 출범하는 등 하나금융투자는 물론 지주 차원에서 변화와 새출발이 올해 키워드였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통합 시너지를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 6월로 예정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통합 과정에서 은행 부분의 조직 슬림화가 불가피한 상황이고, 이같은 여파가 하나금융투자 등 계열회사로 옮겨갈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이 비은행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점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또 하나금융투자가 타사에 비해 외부출신 임원 비율이 월등히 높다는 점도 인사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