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조원 세제 혜택보다 효과적... 부정부패 온상 '지하경제' 발본색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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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나서 삼성페이와 같은 모바일결제 시스템에 현금영수증 카드 기능을 탑재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를 통해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알려진 '지하경제'를 손쉽게 발본색원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7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수조원에 달하는 세제 혜택, 즉 당근책을 앞세워 현금 소비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지하경제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와 달리 지갑이나 현금, 카드를 대신해 스마트폰을 지불 수단으로 삼는 모바일결제 시스템은 돈 한푼 안들이고 더 효과적으로 지하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지하경제를 색출하기 위해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다양한 제도를 두고 있다. 신용카드와 직불형 카드에 대한 세제 혜택이 대표적인 예다. 개인사업자의 신고 투명성을 높이는 '성실신고 확인제도'도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비슷한 성격의 장치다.

    정부는 또 현금영수증 제도를 통해 지하경제 확대를 부추기는 현금거래를 통제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을 세워놓고 현금 흐름을 파악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공력을 쏟아붓는 것에 비해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모바일결제 시스템은 의도했건 안 했건 현금 사용을 자연스럽게 줄이면서 지하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 모바일결제가 정부 정책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만든 삼성페이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근거리 무선통신(NFC) 방식만 지원하는 아이폰의 애플페이, 안드로이드페이와 달리 현재 대부분의 카드결제 단말기가 사용하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방식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는 구형 카드 결제기를 비롯해 내년 상반기부터는 전통시장에서도 쓸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페이의 이 같은 범용성을 적극 활용해 현금영수증 카드 기능도 집어넣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지하경제 방지책과 맞물려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제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금영수증 카드는 현금으로 물건을 산 뒤 결제 단말기를 이용해 거래 내용을 입력할 수 있다. 현금거래가 많은 자영업자와 전문직 종사자의 매출누락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연말정산 때 세제 혜택을 제대로 받으려면 현금영수증이 필요한데 물건을 살 때마다 이 영수증을 일일이 챙기기가 까다롭다 보니 카드를 만드는 경우가 빠르게 늘고 있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수조원에 달하는 세제 혜택으로 지하경제에 맞설 게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결제 수단을 활용하는 혜안이 필요하다"면서 "현금영수증 카드의 삼성페이 도입도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