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파워'로 유통망 확보 ... 호실적 올렸지만 내년 매출 빨간불?유니클로선 "고품질 제공 위해 일부제품만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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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성장해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한 유니클로가 최근 가격을 슬금슬금 인상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고품질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따른 일부 가격의 인상이 일반 패션 브랜드와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매출 타격도 거론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를 국내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달 30일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9월 1일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1년간 국내에서 매출 1조1169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45% 증가한 1564억 원을 기록했다. 2005년 롯데의 유통망을 통해 국내 첫 매장을 연 지 10년 만이다.

    유니클로의 이 같은 실적은 국내 패션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을 때여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현재 매출 상위권 브랜드인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7600억 원대를, 삼성물산 패션 부문 '빈폴'은 7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또 아웃도어 K2와 블랙야크는 7000억 원대, 코오롱스포츠는 6000억 원대 정도로 이들과 비교하면 돋보적인 행보다.

    유니클로가 선전한 이유로는 뛰어난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이 주효했다. 유니클로는 히트텍(방한내의)과 후리스(겨울용 재킷) 등 '기본에 충실한 옷'을 개발해 수요를 넓히고, 대규모 양산·유통 체제를 갖춰 가격 측면을 만족시켰다.

    또 국내 백화점과 마트 등에 폭넓은 유통망을 가진 롯데쇼핑과 합작해 빠르게 안착한 점도 성장요인이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유니클로 본사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한국의 롯데쇼핑이 지분을 각각 51%, 49%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롯데가 유니클로 성장을 위한 토양을 마련해준 셈이다.

    이 같은 배경 덕분에 유니클로는 매장수를 꾸준히 늘려와 2013년엔 매장수 100개를 넘어섰으며 올해는 155개까지 확대됐다.

  • 하지만 올 가을·겨울시즌 제품의 판매가격이 최대 20%까지 올라가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니클로는 긴팔 스웨트셔츠와 '울트라 스트레치 진' 가격을 기존 보다 각각 5000원, 1만 원씩 상승시키는가 하면 코트도 올라 한 벌 당 가격이 25만 원에 육박하기까지 한다.

    회사측은 "고객에게 고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이번 시즌의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며 "가격의 평균 인상률은 9%대의 수준에 불과하고 대신 소재·기능성·디자인 등 다양한 측면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환율∙세금·물류·인건비 등 다양한 요인을 복합적으로 반영해 제품 가격이 결정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니클로는 일본 엔저(엔화약세)의 영향을 받아 원자재 해외조달 비용 등 원가 상승이 야기됐다는 이유다. 이러한 탓에 유니클로 일본 본사 역시 최근 제품 평균 가격을 10% 가량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인상의 조짐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면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걸던 예전과 달라졌다"며 "유니클로는 품질 대비 싼 가격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인데 가격 인상에 주고객층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고 실망감도 커지면서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