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본입찰 앞두고 19일 가평서 대규모 결의대회…2500명 참여 예상업계, 의미있는 목소리 나올까 '예의 주시'
  • KDB대우증권의 새 주인 결정을 앞두고 노조를 중심으로 한 직원들의 대규모 결의대회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노동조합은 오는 19일 경기도 가평의 한 수련시설에서 결의대회 형식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오후 1시에 결의대회를 시작해 3시쯤 종료할 예정"이라며 "지방에서 올라오는 직원들을 위한 교통편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이 예상하는 집결 인원은 2500명 수준이다. 대우증권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9월30일)를 기준으로 회사의 총 직원수는 2961명(정규직 2421명, 계약직 54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다수 직원들이 결의대회에 참석하는 셈이다.


    시기적으로도 중요하다. 산업은행이 대우증권 본입찰을 예정대로 21일 진행하기 이틀 전이다.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유력 후보군에게 회사 임직원의 입장을 마지막으로 어필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다. 21일 본입찰 이후 사흘 뒤인 24일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후보군 모두 인수자금 조달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오히려 인수전 초반에 비해 회사의 몸값이 떨어지고 있어 후보군들의 부담도 덜한 상황이다.


    하지만 가장 큰 변수로 꼽혔던 가격요인이 시간이 지날수록 퇴색되는 반면 업계와 산업은행의 정성적 평가가 최종 주인을 가리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산업은행 측은 매각가치 극대화가 절실하다. 올해 총 5조원이 넘는 대우조선해양의 손실 대부분을 책임져야 하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에 조속한 매각을 할 수 있는 대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금융당국의 입장은 산업은행과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향후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증권업계의 대규모 구조조정 문제는 금융당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최근 5년동안 증권업 종사자 7000여명이 업계를 떠났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증권 합병에 따른 대규모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노조 측은 이번 결의대회를 통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업계에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특정 후보 지지선언 등의 깜짝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노조 측은 밝혔다. 대우증권 직원들은 같은 업종의 대형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새 주인이 되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예상됨에 따라 꺼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우증권 노조 관계자는 "준비 중인 결의대회는 우리의 응집력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강력하고,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직원들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되도록 행사를 진행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대우증권 직원들 사이에서는 승진 및 부서이동 등 인사와 결의대회가 연이어 진행된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만약 결의대회가 열리는 전날인 18일 승진 또는 이동 인사가 발표될 경우 대상자들의 거취에 많은 변화가 발생해 이튿날 열리는 결의대회 흥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우증권 관계자는 "인사 발표 예정일은 18일이 아닌 21일이 유력하다"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결의대회는 전사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라며 "일정 역시 회사 측과 조율한 것으로 만약 18일 인사발표가 나더라도 19일 결의대회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