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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분기 연속 적자늪에 빠진 현대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사주 매각을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10일 자기주식 144만3980주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1295억2500만원에 처분키로 했다고 9일 공시했다.
1주당 처분가격은 8만9700원으로, 이날 종가인 8만9800원보다 약 0.1% 낮다. 처분이 완료되면 현대중공업의 자사주 보유량은 1350만2638주(17.8%)에서 1205만8658주(15.9%)로 줄어든다.
현대중공업이 재무구조 목적에서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앞선 3월에는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임직원 상여금 지급을 위해 1566억여원치의 자사주를 매각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만 3조2000억원대 대형 적자를 기록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져 있다. 조선업황 침체가 수년째 지속되고, 해양플랜트 건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실들이 터져 나오며 손실 규모만 누적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세계 선박 발주가 위축되며 수주 실적 자체도 변변찮은 상황이다. 이 회사는 올들어 116억달러(현대삼호중공업 포함)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는데, 당초 목표액이던 191억달러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이다.
경쟁사들이 일찍이 올해 임금협상을 동결로 마무리짓고 조업에 집중하는 반면, 아직까지 기본급 인상을 고집하며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노조도 실적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3일부로 전사적 긴축경영체제에 돌입키로 했다. 최길선 회장, 권오갑 사장은 물론 그룹사 전 계열사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기로 했다. 임원 출장 시 이코노미 비행좌석을 이용하고, 불필요한 사내외 행사는 물론 각종 시설투자까지 중단보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