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임원인사…적자원흉 해양부문은 대폭 물갈이최초 여성임원도 탄생
  •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사진·34)가 상무 진급 1년 만에 전무로 승진, 이 회사의 3세경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3일 있었던 사장단 인사에 이어 27일 후속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신현수 중앙기술원 전무와 강명섭 현대오일뱅크 전무 등 6명이 부사장으로,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 등 15명이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남상훈 상무보 등 36명이 상무로 진급했고, 57명이 상무보로 신규선임됐다.

    현대중공업 대주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 상무의 전무 진급이 가장 눈에 띈다. 그는 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10월 상무보를 건너띄고 상무로 곧장 승진한 바 있다.

    상무 승진 후로는 그룹 컨트롤타워 기획실에서 총괄부문장으로 근무하며, 최근 있었던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와의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주도키도 했다. 전무로 승진한 만큼 조선·해양 영업본부 총괄부문장 까지 겸직하게 되는 등 그룹 내 역할도 그만큼 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기선 전무는 사우디 아람코 및 인도와의 협력사업을 책임지고 수행할 뿐 아니라, 조선과 해양 영업을 통합하는 영업본부의 총괄부문장을 겸직해 영업 최일선에서 발로 뛰면서 해외 선주들을 직접 만나는 등 수주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적자의 원흉으로 꼽히던 해양사업 부문의 경우 임원 30% 이상이 물갈이 되는 등 대규모 문책인사가 이뤄졌다. 이 회사는 해양플랜트 부문 부실 등으로 8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전자시스템 사업본부의 이진철 부장이 상무보로 신규 선임되는 등 창사 이래 최초의 여성임원이 탄생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사와 함께 각 사업대표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사업대표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인사, 구매, 원가, 기획, 안전 등 기존 경영지원 기능을 각 사업부로 대폭 이양해 독립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