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금리인상에 따름 후폭풍이 거세다. 주택시장은 매수세가 끊기기 시작했고, 증시는 급락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의 공포를 나타내는 지수인 시카고옵션거래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변동성지수(VIX 지수)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발표가 있었던 지난 16일(현지시간) 17.86에서 18일 20.70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1년간 VIX 지수 평균치(16.6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시장에 불안감이 무섭게 퍼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증시는 급격한 롤러코스터를 탔다.
미국 증시는 금리 인상 발표 직후 상승하는 듯했지만, 바로 하강 곡선을 그렸다.
지난 1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1.28% 오른 17.749.09에 마감했지만, 17일 1.43% 하락에 이어 18일 2.10% 떨어졌다.
유럽 증시도 내리막을 달렸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17일 0.68% 상승 이후 18일 0.82% 하락했고 프랑스 CAC 40 지수는 1.41% 올랐다가 다음날 1.12% 하락했다. 독일 DAX 지수도 2.57% 상승한 뒤 1.21% 떨어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역시 마찬가지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0.43% 상승 이후 0.13% 하락으로 돌아섰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59%에서 1.90%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81%에서 0.003%로 판이 뒤집혔다.
금리 인상에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한 데 이어 국내 주택시장 역시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미 정부가 대출규제 방안을 발표하면서 열기가 식기 시작한 주택시장은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매수세가 줄기 시작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DTI·LTV 완화, 각종 세제 혜택 등으로 정부가 주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결과 지난해부터 매매가 활성화된 것"이라며 "대출 규제 강화에 금리 인상, 집단대출 규제가 단기간에 이어진다면 달아올랐던 부동산 열기는 빠르게 식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470건으로 전월(1만6000건) 전체 거래량의 55%에 그치고 있다.
아파트 거래 신고 기간(계약 후 60일 이내)을 감안하면 대출 규제 움직임이 일어난 직후부터 거래가 준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수요가 많은 재건축 시장은 당장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114 시세를 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12월 3주차)은 전주 대비 0.09% 하락했다. 2주 연속 내림세다.
한 개업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은 투자상품으로 대부분 3~5년씩 거치기간을 두고 이자만 내다가 시세차익이 발생하면 팔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대출 원리금 분할상환에 금리 인상까지 예고된 만큼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도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1월 첫 주와 같은 0.02% 상승에 그쳤다.
서울에서는 강동구(-0.11%)와 관악구(-0.01%)에서 가격 하락이 나타났고 일산(0.02%), 분당(0.01%), 평촌(0.01%) 역시 상승세가 떨어지는 분위기다.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세(0%)를 보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매수 대기자들은 당분가 대출 규제와 미국 금리 인상의 후폭풍을 지켜본 후에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며 "연초 이사 철 전세난이 관건이지만, 관망세가 짙어지면 집값도 일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