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시장을 선점한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의 수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는 서초구 한신로얄, 잠원동아, 미도 1차, 광진구 워커힐, 강서구 한강 등에서 리모델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의 경우 시공사가 결정된 한솔주공 5단지와 매화마을 1단지 외에도 느티마을 3, 4단지, 무지개마을 4단지 등이 리모델링에 나섰다.   

    정부도 리모델링 시장 활성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수직 증축 리모델리을 허용, 리모델링 시장의 '대못'을 제거해 줬다.

    수직 증축 리모델링은 준공 15년 이상이 지난 아파트가 대상이다. 15층 이상은 최대 3개 층, 14층 이하는 최대 2개 층까지 증축할 수 있다. 수직 증축으로 늘어난 가구는 일반 분양도 가능하다. 1980년 후반~1990년 초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에 대량으로 공급된 아파트들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 리모델링 시장에서 성과가 돋보이는 건설사는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은 분당 매화마을 1단지, 개포 대청, 목동 신정쌍용, 송파 성지 등 수직 증축 사업장 4곳과 동부 이촌동 현대, 개포우성 9차 등 수평 증축 사업장 2곳을 수주해 총 수주고가 6857억원에 이른다. 

    쌍용건설도 올해 강동구 둔촌현대 3차, 경기 안양시 평촌신도시에 있는 평촌목련 3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현재 쌍용건설은 준공 4단지, 수주 5단지 등 총 45개 동, 4877가구에 달하는 리모델링 시공권을 따낸 상황이다.   

    이광만 쌍용건설 리모델링사업부장은 "재건축을 하기에는 사업성이 낮은 단지들 위주로 리모델링이 이뤄지고 있다"며 "2000년대 이후 아파트들은 구조가 튼튼하고 주차장, 커뮤니티 시설 등 인프라도 부족하지 않아 리모델링에 유리하다. 이에 2020년 이후 리모델링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 분당신도시에서 한솔주공 5단지, 매화마을 1단지 외에 느티마을 3, 4단지, 무지개마을 4단지 등이 리모델링에 나섰다. 사진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분당신도시 단지 모습.ⓒ국토교통부
    ▲ 분당신도시에서 한솔주공 5단지, 매화마을 1단지 외에 느티마을 3, 4단지, 무지개마을 4단지 등이 리모델링에 나섰다. 사진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분당신도시 단지 모습.ⓒ국토교통부


    하지만 리모델링 시장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평균 사업 기간이 짧고 분담금이 적게 들지만 집값 상승 등에서 한계가 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주택 시장이 침체됐던 지난해까진 많은 단지들이 리모델링을 검토했다"며 "하지만 올해 시장이 활성화되고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서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도가 오히려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신규 단지의 전용 84㎡는 3베이, 4베이가 기본이다. 반면 예전 아파트 전용 84㎡는 2베이가 대부분"이라며 "이 아파트들을 리모델링해도 2베이 자체가 바뀔 순 없다. 실거주자 입장에서 효용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노후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술개발·실증연구단을 만들어 리모델링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연구단 단장인 신동우 아주대 교수는 "평면 설계까지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하는 부분에 대해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