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성화 법안을 정치적 이슈로 악용해서는 안된다”“IMF, 금융위기에 준하는 어려운 대내외 여건 직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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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기업들은 정치권 눈치를 살피면서도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경제활성화 법안이 여야 의견 차이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국회의장 마저도 직권상정을 미루고 있어 기업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른바 원샷법이라 불리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을 비롯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5법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법안이 국회 문턱을 높지 못한데 따른 후폭풍이다.

     

    국내 7개 경제단체(전경련, 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사협의회)가 나서서 국회의장 설득에 나섰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개별적·공식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속만 태우고 있다.

     

    A그룹 관계자는 “기업의 활성화를 막는 법안 통과가 지연되서 내부적인 의사결정이나 구체적인 경영방침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대기업들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밝힌 공통된 경영화두 역시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수익 창출을 최우선으로 제시했다. 특히 불확실한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업구조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다.

     

    현대차그룹은 미래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실질적으로는 질적 성장에 초첨을 맞췄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는 813만대로, 전년 대비 7만대 낮게 잡았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사업구조 혁신, 솔직함과 신뢰의 문화, 패기를 강조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고 역설했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이 사업구조 고도화. 사업 방식 혁신, 철저한 실행을 당부했다. 롯데그룹은 변화에 선제적 대응하면서 질적 성장을 강조했다. 포스코도 수익성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GS그룹은 수익성 확보를 통해 지속성장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나선다. 허창수 회장은 외부 변화를 이겨내고 안정적 수익을 낼수 있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경영진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이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역시 흑자달성이 핵심이다.

     

    한진그룹도  위기대응 능력을 갖춰 안정적 수익창출에 전념키로 했다. 한화그룹은 올해 일류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두산그룹은 성장기반을 견고히 할 것을 주문했다. CJ그룹 손경식 회장은 이재현 회장의 장기 부재로 인해 그룹이 위기에 처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수익 위주의 경영을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도 이윤 극대화를 핵심가치로 내세우며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치권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B그룹 관계자는 “기업들은 최근의 상황을 과거 IMF, 금융위기에 준하는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중국 증시의 폭락 등 글로벌 경제가 예사롭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정치가 경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 답답하다”며 “여야 합의도 어렵고 국회의장도 발을 빼고 있어서 속이 타들어 간다”라고 푸념했다.

     

    중국의 상하이지수는 지난 4일 7% 가까이 폭락하면서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또 다시 글로벌 증시를 흔들 조짐이다. 여기에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인상 등은 올해 글로벌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하루빨리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C그룹 관계자는 “국민의 세금을 받는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경제는 나몰라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한심스럽다”며 “국회의장이라도 책임감을 갖고 직권상정으로 처리해주길 바란다”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