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방'도 보장하는 건강보험, 잇단 배타적사용권 신청 보험료 낮춘 저해지환급형 상품으로 가격 경쟁력 강화


  • 보험업계에 '신상'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의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 로드맵 발표 덕분이다. 보험료 책정 자율화를 비롯해 오는 4월 예정된 보험상품 사전신고제 폐지 등으로 보험사들의 자율이 보장되면서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타개하기 위해 저마다의 차별화된 상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이제는 '한방'도 보장하는 건강보험, 잇단 배타적사용권 신청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생명은 업계 최초로 한방치료비까지 보장하는 '현대라이프 양·한방건강보험'을 출시하고 생명보험협회에 배탁적사용권을 신청했다.

    배타적 사용권이란 독창적인 상품을 개발한 회사의 선발이익 보호를 위해 일정기간 동안 독점판매 권한을 인정하는 제도다. 배타적 사용권이 인정되면 3~6개월간 타사에서 비슷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한방치료를 민영 보험이 보장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상품은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 등 중대질환 발생 시 진단금과 병의원 치료비는 물론 첩약, 약침, 물리치료 등 한의원 치료비도 정액 보장한다. 다만, 양방 병원에서 먼저 진단을 받은 환자에 한해 치료비를 지원하며, 실비보험 형태가 아닌 정액형 보험이어서 보장 한도와 횟수가 제한된다.

    앞서 현대라이프는 한방건강보험상품 외에도 '현대라이프 변액유니버셜종신보험'도 지난 6일 출시하면서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이 상품은 업계 최초로 한 상품 내에서 보장과 투자를 분리 운영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현대라이프는 보험료 분리 운영 방식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암·뇌·심장 등 3대 질병을 진단 받으면 보험금을 받고, 건강하면 보험료 전액을 무사고 환급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무배당 신의(信義)건강보험'을 내놓으면서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이 상품은 업계 최초로 3대 질병 모두에 대해 두 번째로 진단받아도 보험금을 준다.

    동부화재가 지난 7일 내놓은 '단계별로 더받는 건강보험'은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이 상품은 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 등 주요 질병을 초기부터 말기까지 단계적으로 보장해준다. 기존 보험상품보장이 주로 말기·중증질환 위주였던 데 비해 이 상품은 경피적 시술 등 질병초기 단계에 대한 보장을 강화했다.

    ◇보험료 낮춘 저해지환급형 상품으로 가격 경쟁력 강화

    보험료를 저렴하게 책정하는 대신 해지환급금을 대폭 낮춘 상품들도 잇달아 출시됐다. 이 역시 로드맵 발표로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됐던 표준이율과 위험률 조정한도(±25%)가 폐지된 데 따른 것이다.

    이달 들어 동양생명은 저해지환급형 상품인 '수호천사 알뜰한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보험료 납입 기간에 해지하면 환급률이 기존 상품의 50% 수준밖에 되지 않도록 한 대신 보험료를 최대 15% 저렴하게 설계했다. 다만, 보험을 해약하지 않고 만기까지 유지할 경우에는 표준형보다 환급률이 더 높다.

    신한생명의 '신한 더(THE)착한 연금 미리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도 환급률을 낮춘 대신 보험료를 최대 25%까지 끌어내렸다. 이 상품은 예정해지율을 보험료 산정에 반영해 보험료를 낮췄다. 납입기간 중에는 기존 종신보험보다 해지환급금이 적으나 납입기간이 끝나면 같아지고, 환급률은 최대 30%까지 높아진다.

    앞서 ING생명은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저해지환급형 상품인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상품으로 ING생명은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데 이어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이 주관한 '2015년 우수 금융신상품 시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은 국내 최초로 예정해지율을 반영해 저해지환급금을 제공하는 종신보험이다.

    ◇車 보험 중심 CM전용 상품도 잇따라 출시…오프라인比 사업비 저렴

    자동차 보험을 주축으로 온라인 전용(CM·Cyber Marketing) 보험 상품도 봇물이다. 정부 주도 하에 모든 보험상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를 출범시킨 덕분이다.

    온라인 보험은 보험설계사와 텔레마케터에게 지급되는 수수료 및 인건비 등을 줄일 수 있어 사업비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동안 한 보험사당 보험료를 2종류만 책정할 수 있는 1사2가격제 규제 탓에 보험사들이 설계사 채널과 텔레마케팅(TM·Telemarketing) 채널 외에는 제대로 진출하지 못했었지만, 보험다모아 덕분에 사실상 1사2가격제 규제가 폐지됐다.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올 들어 처음으로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출시, 보험설계사(오프라인)·TM·CM 등 3곳을 통해 판매 중이다. KB손보의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주행거리에 따라 추가 할인이 가능한 마일리지 할인까지 적용받을 수 있어 오프라인 대비 최대 33.8%까지 낮아진 가격에 가입이 가능하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29일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 오프라인 보험 대비 평균 16.2% 저렴하다. 온라인 기본 할인율(16.2%)에다가 3년 무사고(15%), 연간 주행거리 3000km 이하(23.2%) 등이 적용되면 연간 최대 45.3%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달 28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입하는 '하우머치다이렉트'를 오픈하고, 오프라인 대비 평균 17.6% 저렴하게 자동차보험료를 책정했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업계 최초로 CM전용 변액연금보험상품을 출시했다. 같은 수익률이라면 미래에셋생명의 오프라인 상품대비 연금재원은 약 8% 더 많고, 3개월 해약 시 환급률은 97.3%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다모아가 아직 시행 초기 단계라 미흡한 점이 많긴 하지만, 표준화돼 있어 상품 비교가 쉬운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CM채널을 통한 보험판매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특히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경제 핵심 주체가 되는 30~40대가 되는 시점을 생각하면 장기적으로 CM채널은 보험시장에서도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