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얼 6.5조 원에 M&A 성사…북미시장 공략 강화삼성 美 '반독점 당국' 제재 부딪혀 협상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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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최대 백색가전업체 하이얼(Haier)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부를 최종 인수했다. 이에 따라 하이얼은 북미 가전시장 시장점유율 1·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월풀과 삼성을 넘어 단숨에 시장점유율 1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얼은 빌트인 양문형 냉장고, 프리미엄 가전, B2B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GE 가전사업부를 54억 달러(약 6조5600억원)에 사들였다. 하이얼의 이번 인수는 가전사업을 정리하고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려는 GE의 사업 조정 계획에 따른 결과다.

    앞서 GE 가전사업부는 지난 2014년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에 33억 달러에 매각될 뻔했다. 실제 GE는 일렉트로룩스에 가전사업부를 매각한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독점을 문제삼은 미국 법무부의 제재가 가해지며 일렉트로룩스의 GE 인수 계획은 백지화 됐다.

    일렉트로룩스의 GE 인수 계획이 철회됨에 따라, 삼성전자는 GE 가전사업부와의 인수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역시 미국 반독점 당국의 제재에 부딪혔고, 결국 GE 가전사업부는 하이얼에 넘어갔다.

    하이얼의 이번 인수로 북미 가전시장 선두자리를 달리고 있는 월풀·삼성·LG·일렉트로룩스의 시장점유율 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TV·휴대전화·D램 반도체 부문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전체 생활가전 글로벌 1위를 목표로 내건 삼성전자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얼은 북미시장의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당분간 GE 브랜드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GE 가전사업부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1878년 설립해, 가성비 좋은 제품을 앞세워 오랜시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경쟁업체에 밀려 북미 가전시장 점유율 5위로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