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최악의 시절 '미안한 약속'…"GS칼텍스, 보너스 500%로 화답""노조, 임단협 등 실무교섭 통해 회사 현안 대화로 풀어내"노사 화합 이어, 소외계층 '급식비-교복비' 지원 등 지역경제와 소통도
-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했던 통큰 약속을 지켜냈다.
허 부회장은 정유사 실적이 최악을 기록했던 지난 2014년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지 못해 미안했던 마음을 지난해 실적이 개선되자 곧바로 보상하며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보너스 지급의 경우 타 정유사들이 아직 구체적인 결정을 하기도 전에 앞장서 집행한 것으로 그동안 GS칼텍스의 모습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지난해 말 전 임직원들에게 기본급 기준 500%의 보너스를 이미 지급했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S-OIL) 등 타 정유사들의 경우 국민여론과 계열사 눈치보기로 아직까지 지급 규모나 일정을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아직 4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하지 않은 GS칼텍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1조9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0년과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오랜만에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자 '실적=보상'이라는 회사 정책을 곧바로 이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분 좋게 2016년을 시작한 GS칼텍스 직원들을 SK에너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직원들은 부러운 시선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1조67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SK에너지 노조측은 GS칼텍스 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만큼 기본급의 1000% 수준의 성과급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아직 성과급 지급에 대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성과급 액수나 시기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86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에쓰-오일도 성과급 지급과 관련, 확정된바 가 없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매년 3~4월경 결정되는 만큼, 예년 수준인 700% 수준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귀뜸했다.
국내 정유4사는 저유가 속에서도 세계 최고의 설비효율성과 안정적인 원유도입계획 추진 등을 통해 지난해 3분기까지 총 4조8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도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면서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정유업계가 최근 7년간 기록한 영업이익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지난해 3월 허진수 부회장은 노조창립일 전날인 2015년 3월 16일 "직원들에게는 항상 더 많이 주고 싶고,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2014년 최악의 실적으로 (직원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 뿐이다. 어렵더라도 '노-사'는 항상 '윈-윈'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GS칼텍스 노조는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총 7년간 지상유전 건설 등 퍼펙트컴플렉스 구축을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 투입한 사측에 발 맞춰 임단협과 관련, 무교섭 회사 위임을 시행해 왔다. 하지만 2012년부터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수시로 발생하는 상황들에 대한 노-사 공감대 공유의 필요성이 높아져 대화가 필요하게 된 만큼, 임금 교섭을 하되, 실무교섭 중심으로 전환한 바 있다.과거 강성이었던 노조는 7년간 임단협 결정 무교섭 사측 위임과 이후 실무교섭으로 전환해 운영하면서 회사 현안을 대화로 풀어가기 시작했다. 특히 생산기지가 위치해 있는 전라남도 여수지역 내 소외계층을 위한 급식비 및 교복 구입비지원에 나서는 등 노-사 화합은 물론, 지역경제와의 소통도 넓혀가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최근 십여년 동안 십수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해 시설고도화에 나선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개선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타 산업분야에 온기를 지피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