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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미정(34)씨는 지난 주말 대형마트에 갔다 원래 구입하려던 물품의 절반만 사고 돌아왔다. 양파 1망(1500g)을 사려다가 서너개만 골라 담았고 무 역시 1개가 아닌 '반개'만 구입했다. 김씨는 "과일, 채소 등은 온라인 배송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고르는 편인데 가격이 너무 올라서 살 게 없었다"고 말했다.
연이은 한파가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이르는 혹한의 날씨가 잇따르면서 과일 채소 값이 급등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5일 기준으로 내놓은 도매가를 살펴보면 무의 경우 산지 강설 등 기상 악화 따른 작업량 감소로 전년 동기 743원에서 올해 2배를 뛰어 넘은 1655원에 이르렀다.
양파의 경우도 산지의 폭설에 따른 출하작업 부진으로 반입량이 대폭 줄어 1kg당 1577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년(844원) 보다 큰폭으로 인상됐다. 이밖에 대파도 1kg당 3155원에 거래돼 전년 1330원의 2배 수준이다.
배추·시금치·양배추 등 채소값의 상승세는 잇따르고 있다. 감자(20kg)는 한 달 사이 86%가 올라 2만5315원에 달했다.
과일값의 상승세도 무섭다. 배(15kg)는 전월 대비 39.8% 인상된 33만297원이고, 사과(10kg) 역시 한달 사이 8.4% 올라 2004원에 거래됐다.
기상악화로 당분간 밥상물가는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aT는 이번주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내려가고 일조량도 많아 출하 물량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사과, 배는 산지에서 물량을 조절해 설을 앞두고 즉각적인 가격 상승세를 띠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전년과 비교해서 4% 가까이 오를 전망이다. 한국물가협회가 전국 8곳 전통시상의 시세를 조사한 결과 제수음식 29개 품목 중에 작년보다 가격이 오른 게 20개 품목에 달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는 사육두수가 줄어 각각 20%와 8%씩 가격이 올랐고, 강추위 탓에 출하량이 감소한 무와 대파는 가격 상승률이 25.7%, 30.5%에 달했다.
이들 제수용품 대부분은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이 평균 10% 이상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