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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파트너십이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이 2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 회장이 직접 나서서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과의 파트너링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파트너링' 경영철학이 지난해 SK이노베이션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특사로 나온 최태원 회장은 8월 중국을 방문했다. 중한석화를 둘러보기 위해서다. 중한석화는 SK와 시노펙이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다. 시노펙은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이다.
최 회장이 중한석화에 애정과 관심이 큰 것은 그만한 사연이 있다. 2006년 4월 SK와 시노펙이 합작 검토 의사를 교환하기 시작할때 부터 2014년 공장이 준공될때까지 10년이라는 힘든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정부의 인가를 받기가 가장 어려웠다. 고비 때마다 최태원 회장은 중국 정재계 네트워크를 총가동해 문제를 해결했다.
결국 SK종합화학은 시노펙과의 성공적인 합작법인인 중한석화를 탄생시켰고,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중한석화는 상업가동 첫 해인 2014년에 14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650억원을 기록, 3배 이상 성장했다.
최태원 회장의 뚝심이 이뤄낸 성과이다. 최 회장은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한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뚝심 있게 진행, 중국사업 가운데 최대 성과를 기록한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06년 시노펙 CEO와 합작 추진에 합의한 이후 지속적으로 중국 정부 및 시노펙 관계자를 면담하는 등 사업 추진을 진두 지휘했다. 때문에 특사로 나온 직후에 가장 빨리 중한석화를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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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27일 SK종합화학과 사빅의 넥슬렌 합작법인 설립 역시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파트너링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사빅은 세계 최대 에틸렌 생산규모를 자랑하는 글로벌 1위 석유화학회사이다. 연간 영업이익이 11조원이 넘는 최고의 메이저 업체다. 사빅의 수장인 모하메드 알 마디(Mohamed Al-Mady) 부회장은 세계 석유화학 업계의 영향력 순위 3위 안에 드는 거물이기도 하다.
국내 3위 화학회사(에틸렌 생산기준)에 지나지 않은 SK종합화학이 사빅이라는 거물급 파트너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최 회장 덕분이다.
파트너링에 난항을 겪던 중 최태원 회장이 선봉장으로 나선 것이다. 2011년 3월 중동 출장 당시 만난 사빅의 알마디 부회장에게 SK의 고성능 폴리에틸렌 기술을 소개하며 협력사업을 제안한 것이다. 최 회장은 한달 후 4월 보아오 포럼에서 만나 전략적 제휴를 구체적으로 제안하면서 양사는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양사 실무진 간 파트너십 구축 협상에 들어갔으나 첫 걸음부터 난항을 겪었다. 기술 가치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상업화 성공 이후의 공장 증설 계획 등 서로의 요구가 치열하게 대립했고 협상이 결렬되기 일쑤였다.
고비 때마다 최태원 회장이 해결사를 자처하며 문제를 풀어냈다. 알 마디 부회장을 비롯한 사빅의 경영층을 직접 만나 수 차례 비공식적인 미팅과 접견 등을 통해 협력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한 것이다.
SK는 각 분야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영토'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