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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곳은 이란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4분기 수출은 끝끝내 바닥을 찍었다.
8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5년 4분기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1.7%나 하락했다. 문제는 오는 1분기 수출 전망도 어둡다는데 있다. 유가는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기존 수출 대상국의 경기 회복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새로운 시장인 이란에 정부와 민간이 '올인'하는 형국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의 수출회복 정책의 핵심은 이란과 경제협력 규모를 키워 수출액을 늘리는 데 있다.
◇ 전 세계가 이란시장 '쟁탈전'
이란은 인구 8000만명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한국에 대한 호감이 높은 점이 특징이다. 한국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자동차, 가전, 화장품을 비롯한 소비재와 한류 콘텐츠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각국 간 '세일즈외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미 지난달 23일 이란을 찾았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교역규모를 향후 10년 안에 6000억 달러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로하니 대통령을 자국으로 초청, 170억 유로(22조원)에 달하는 경협사업에 사인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6월께 이란 방문을 계획 중이다.
우리 정부도 상반기 중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또 2월 중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파견해 수주 상담회를 열고 수출입은행 등은 이란 진출기업들을 위한 8조원 규모의 금융 및 보험 지원에 나섰다.
◇ '대장금'에 열광한 이란 기억해야
우리 기업들 역시 발빠르게 이란 시장 진출을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고 포스코, GS건설 등 제철소·건설사 역시 새 시장 수주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건설·정유 등 대규모 사업에는 유럽, 중국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데 있다. 문화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콘텐츠인 '한류(韓流)'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
2007년 이란에 방영된 대장금의 평균시청률은 90%에 달했다. 당시 주연배우인 이영애는 이란을 방문해 국빈대우를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이영애가 동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장금 이후로 수출했던 드라마는 줄줄이 성공을 거뒀다. '주몽'의 시청률도 80%를 넘어섰고, LG전자는 당시 주몽과 연계한 광고로 이란의 TV시장을 선도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대한 경쟁이 상당히 치열한 것은 맞다"면서 "문화콘텐츠로 접근, 사업으로 확대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